美서 아시아문화 전파 앞장서는 한인 여성

美서 아시아문화 전파 앞장서는 한인 여성

입력 2011-04-06 00:00
업데이트 2011-04-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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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 거주 키미 스프링스틴씨 화제

미국 남부 플로리다에서 한인 여성이 아시아계 이민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한국문화를 전파하는데 앞장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플로리다 중서부 도시인 탬파를 끼고 있는 힐스브로 카운티 아시아담당 국장으로 재직중인 키미 스프링스틴씨(75.한국명 김종순).

지난 1994년부터 17년째 이 카운티 아시아 담당국장으로 활동중인 김씨는 카운티내 한인 등 아시아계와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교육, 고용, 사업 등 각 분야에서 권익을 침해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씨의 활동은 카운티 정부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플로리다 주정부도 아시아계 이민자 문제 등에 대해서는 김씨의 조언과 자문을 듣고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할 정도여서, 주 내에서는 아시아계 이민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는 대모로 통하고 있다.

김씨가 아시아계 이민자를 돕고, 아시아문화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79년부터. 공군 중령 출신의 남편(제임스 스프링스틴씨)이 은퇴하면서 탬파에 정착한 김씨는 당시 주내에 소수인종이 많지않고, 주류사회 인사들도 아시아와 이민자들에 대해 너무 모르는 점을 감안해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우선 아시아계 이민자 대표들을 모아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는 ‘아시아 페스티벌’을 1981년 부터 매년 5월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로 28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한국,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베트남 등 15개국 이민자 그룹이 참여하는 대형 행사로 발전했다.

한인들도 매년 이 축제에 한복을 입고 나와 불고기와 잡채 등 한국음식을 제공하는 한편, 한국의 전통무용 등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80년대 초반 13명의 아시아계 대표들과 함께 ‘플로리다 아시아 연맹’을 창설해 아시아계 저소득층 이민자들에 대한 지원과 권익보호에도 앞장서왔다.

1980년 탬파에 한글학교를 세워 2세들에게 모국어 교육을 시키는 등 한인관련 활동에도 적극 나서왔다. 1996년 부터 한국-플로리다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한국과 플로리다간 경제교류를 위한 가교역할을 했고, 2000년 플로리다주와 경기도간 자매결연 체결을 돕기도 했다.

탬파 출신으로 인천상륙 작전 중 전사한 발도메로 로페즈 미 해병 중위 기념관 건립에도 적극 나서 모금운동을 전개했고, 탬파지역 한국전 참전용사(KWVA)들을 초청해 매년 한식을 대접하고 있다.

김씨는 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탬파에 정착해보니 미국 사람들이 아시아와 이민자들에 대해 너무 몰라 아시아 문화 전파에 앞장서게 됐다”면서 “25살의 꽃다운 나이에 한국전에서 숨진 로페즈 중위 같은 분들의 희생덕분에 오늘의 한국이 있는 만큼 참전용사들에게도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김씨는 지난 1961년 텍사스주 스티븐 오스틴대학에 유학,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은뒤 귀국해 잠시 대학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당시 오산기지에 공군장교로 근무중이던 현 남편과 결혼한뒤 미국으로 이주해 내조를 하면서 공립학교 교사로 계속 활동했고, 대학원에 진학해 ‘응용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김치와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남편도 김씨의 한국전 참전용사 지원활동을 적극 돕는 등 적극적인 외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녀는 1961년 텍사스 유학시절에도 대학 축제행사에 한복을 입고 나갈 정도로 학생시절 부터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열정을 보여왔다.

김씨는 “부친이 1960년대 초반 딸의 유학을 허락할 정도로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계셨다”면서 “또 집안대대로 종이나 소작농 자녀들에게도 교육을 시키고, 자립을 지원하는 가풍이 있었는데 이런것이 많이 작용한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동안의 활동으로 작년에 한국전 참전용사회가 주는 ‘플로리다 정신상’을 받았고, 2009년에는 소수민족 커뮤니티 재투자협회로 부터 ‘골든 이글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코트라 마이애미 코리아 비즈니스센터의 송병옥 센터장은 “아시아계 이민자 등 소수인종들에 대한 김씨의 적극적인 지원활동으로 주내에서 한인의 위상과 이미지가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탬파지역에 한인문화 센터를 건립해 현재 교회 등을 빌려 운영중인 한글학교와 참전용사 및 소수인종 단체들이 모이거나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게 마지막 꿈”이라며 한국 기업 및 단체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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