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이어지나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이어지나

입력 2011-03-12 00:00
업데이트 2011-03-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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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검출되고,1호기 건물 외벽이 통째로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최악의 방사능 누출사고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일본 정부는 방사능 누출을 우려해 주변 주민의 대피령까지 내렸다.

 지금 후쿠시마 원전은 과연 어떤 상황일까.

 ●노심용해란

 일본 언론들은 12일 강진의 영향으로 이 원전 제1호기에서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노심용해’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다.

 ‘노심(爐心;reactor core)’은 원자로의 중심부로서,핵연료 우라늄의 원자핵이 중성자와 결합해 둘로 쪼개지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얻는 부분이다.핵연료봉과 함께 분열속도,노심온도를 제어하기 위한 감속재와 냉각재(冷却材) 등이 들어있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제1호기의 경우 강진에 따른 전력공급 이상으로 냉각재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 경우 노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지진 등 비상사태와 동시에 노심에 제어봉을 집어넣어 새로운 핵분열 반응을 차단했더라도,이미 반응이 시작된 연료봉에서는 아직 남은 분열이 계속되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이유로 노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 3천℃ 정도의 온도에서는 연료봉(우라늄) 등 노심 자체가 녹기 시작할 수 있다.우라늄 붕괴 결과 생성되는 세슘-137이 후쿠시마 제1호기 주변에서 검출됐기 때문에 개연성은 충분하다.

 핵연료봉이 녹으면 당연히 방사능 물질이 가스 형태로 원자로 내부에 퍼진다.그러나 안전장치로서 보통 돔 모양으로 건설된 격납 용기가 방사능 가스의 외부 누출을 막을 수 있다.

 ●폭발 원인은

 문제는 격납 용기 역시 견뎌낼 수 있는 내부 압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내부 압력이 임계치에 이르면 폭발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방사능이 섞인 가스(수증기 등)를 조금씩 밖으로 빼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확률은 낮지만 급격히 가스량이 늘어날 경우 폭발에 이를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1971년 건설된 ‘비등형경수로’라는 점도 변수다.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압경수로형 원전은 거대한 격납용기가 돔 형태로 건설되지만,비등형경수로에서는 대부분 상대적으로 작은 용량의 격납용기를 다시 외벽 건물이 둘러싸고 있다.

 외신에서 전해지는 후쿠시마 원전의 모양이 육면체 모양의 네모 반듯한 건물인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알려진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폭발 사고가 격납용기 자체의 균열 또는 붕괴에 따른 것인지,아니면 격납용기는 무사하고 그 외벽 건물만 무너진 것인지 여부가 방사능 사고 규모를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백원필 원자력안전연구본부장은 “다행히 외벽 건물만 타격을 입은 것이면 생각보다 방사능 누출이 많지 않겠지만,격납용기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후쿠시마 제1호기의 상황과 비슷한 사례가 바로 미국에서 1979년 발생한 스리마일섬(TMI) 원전 사고다.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 인근에 위치한 가압수형 경수로에서도 물을 공급하는 주급수 펌프가 고장을 일으켰고,운전원의 실수로 긴급노심냉각장치(ECCS)까지 작동하지 않아 냉각장치가 완전히 파열됐다.

 결국 노심 용융이 일어나 대량의 방사능 가스가 발생했으나,다행히 원전의 5중 차폐시설 덕분에 외부로 유출된 방사선 양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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