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4곳 폐쇄·석유화학 시설 폭발… “日 GDP 1% 줄듯”

원전 4곳 폐쇄·석유화학 시설 폭발… “日 GDP 1% 줄듯”

입력 2011-03-12 00:00
업데이트 2011-03-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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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 피해 규모 얼마나 될까

11일 일본에 1900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부 원자력 발전소와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주요 산업 시설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육박하는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번 지진으로 수도권과 동북부 지역의 생산 및 물류가 완전히 마비돼 일본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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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시설 4곳 가동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날 진앙과 가까운 곳의 원자력 발전소 4곳이 폐쇄됐다. 미야기현의 오나가와 발전소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후쿠시마현 당국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반경 3㎞ 이내에 있는 주민 2000여명에게 긴급 피난을 당부했다. 아직은 방사능 누출 위험은 없는 상황이다.

정유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교도통신은 경찰의 말을 인용, 센다이 지역의 석유화학 콤비나트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쿄 인근 지바현의 코스모 석유는 저장 탱크에서 불이 나자 가동을 중단했다. JX 니폰오일에너지는 센다이와 가시마, 네기시 등 3곳의 정유시설을 폐쇄했다.

두 곳은 각각 하루에 20만 배럴, 60만 배럴의 정제 능력을 갖춘 곳이다. 일본의 지난해 일일 원유 소비량은 442만 배럴로 이날 지진으로 전체 소비량의 20%를 떠맡고 있는 공장이 문을 닫게 됐다.

☞[포토]최악의 대지진…일본열도 아비규환의 현장

이날 도쿄상품거래소 야간 거래에서 4월 인도분 가격이 한때 전날보다 2140엔 상승한 ㎘당 7만 2890엔까지 올랐다.

세계 5위 규모를 자랑하는 지바현의 JFE홀딩스 철강공장에도 화재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소니와 닛산은 각각 6곳과 4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됐다. 도호쿠 지방에서 간토 지방에 걸쳐 모여 있는 자동차 부품 생산 업체가 조업을 중단했다.

나리타, 하네다, 센다이 등 일본 공항 3곳이 모두 폐쇄된 가운데 지진 발생 지역과 가장 가까운 센다이 공항의 경우 곳곳이 무너지고 물에 잠겼다.

당장 관련 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은 물론 일본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경제컨설팅업체인 액션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언 애널리스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진에 따른 생산시설 피해로 인해 산업생산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일본의 GDP가 1%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보다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피해액은 GDP의 3%에 육박하는 1400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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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화학공장
불타는 화학공장 도쿄 인근의 이치가와 화학단지에서 11일 강진의 영향으로화재가 발생, 화염이 솟구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도호쿠 車 부품업체 조업 중단


HSBC프라이빗뱅킹의 아르주나 마헨다란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재정 적자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일본의 온라인 증권사인 가부닷컴의 애널리스트인 쓰토무 야마다는 어차피 정부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북부 지역의 피해가 큰 만큼 정부는 최대한 빨리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 미즈호증권의 세가와 쓰요시 애널리스트는 고베 대지진을 언급하며 “당시 지진은 일본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이번에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정부 재정과 국가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뱅크 줄리어스 베어의 벤카트라만 나제스와란 애널리스트는 “일본 경제가 취약한 가운데 최근 정치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여기에 지진까지 발생했다.”면서 “일본 경제를 낙관하던 투자자들도 투자전략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3-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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