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민혁명은 ‘코샤리 혁명’?

이집트 시민혁명은 ‘코샤리 혁명’?

입력 2011-02-12 00:00
업데이트 2011-02-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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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이집트를 지배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몰아낸 이집트 시민혁명은 ‘코샤리(Koshary)’ 혁명으로 불린다.

 철권통치자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을 축출하며 중동 지역 민주화 시위를 촉발했던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빗대서 외신과 네티즌이 이집트의 전통음식 ‘코샤리’에서 따서 작명한 것이다.

 콩과 쌀,옥수수,마카로니를 섞어서 삶은 뒤 토마토소스 등을 뿌려 만드는 코샤리는 이집트 서민층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실제로,이번 민주화 시위의 중심지였던 카이로 도심의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코샤리를 쌓아놓고 파는 행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타흐리르 광장의 노천 바닥에서 값이 저렴한 코샤리나 넓적한 전통 빵인 아이시를 먹으며 무바라크 퇴진 시위를 벌였던 시민들은 시위대가 패스트푸드 음식인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을 먹는다는 이집트 국영TV의 왜곡 보도가 나오자 크게 분노했었다.

 이집트 고고학박물관이 위치한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해 이집트 곳곳에는 많은 KFC 체인점이 들어서 있지만,이곳에서 파는 음식의 가격은 이집트 서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고소득층 이상이 아니면 KFC를 즐기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실제로,세계은행은 이집트 전체 인구 8천만 명 중 40%가량이 하루 수입 2달러 미만인 저소득층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런 탓에 장기 집권한 무바라크를 몰아낸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코샤리 혁명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우아한 명칭의 다른 나라 혁명에 비해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언론 등은 각국에서 일어난 시민혁명에 그 지역을 상징하는 꽃이나 나무,색깔 등을 연관지어 이름을 지어왔다.

 2004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시민혁명은 야당의 상징색인 주황색을 따서 ‘오렌지 혁명’으로 불리고,그 이듬해 키르기스스탄에서 정권의 부정선거에 반발해 일어난 민주화 운동은 그곳 산악지대의 자생 꽃을 따서 ‘튤립 혁명’으로 지칭된다.

 비록 미완으로 끝났지만,지난 2007년 미얀마 군사정권에 항거한 승려들의 반정부 시위는 거리를 짙은 황색으로 물들였던 승려들의 승복 색깔을 딴 ‘샤프란(saffron) 혁명’으로 불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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