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기수·무바라크의 남자 ‘차기’ 빅딜 나서나

개혁 기수·무바라크의 남자 ‘차기’ 빅딜 나서나

입력 2011-02-01 00:00
업데이트 2011-02-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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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무바라크’ 누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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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기수’ 엘바라데이와 ‘무바라크의 남자’ 술레이만이 ‘빅딜’에 나선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왼쪽)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측근인 오마르 술레이만(오른쪽) 부통령에게 여야를 아우르는 통합 과도정부에 합류할 것을 제의했다고 ABC방송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BC ‘월드투데이’ 진행자 엘레노어 홀의 이 같은 물음에 중동 정치전문가 파와즈 저지스는 “엘바라데이는 기본적으로 이집트가 선거를 준비할 수 있는 국가 통합 정부를 원하고 있다.”면서 여야 지도부 간 빅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기서 키를 쥐고 있는 것은 ‘군부’다. 군부가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결정된다. 저지스는 “이 구상은 전면에서 국가 통합을 구성하는 엘바라데이와 다른 반대파 인물과 함께하는 술레이만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향후 1~2일간은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이 빅딜에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무바라크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을 이어갈 수 있도록 술레이만 등 친미 인사가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개혁 열망 중심에는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이 서 있다. 그는 전날 과도정부의 책임자로 지명된 데 이어 이집트 최대 야권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여당인 국민민주당을 배제한 거국정부 구성을 그와 논의 중이라고 밝히는 등 세력을 결집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관 출신으로 30년 이상을 해외에서 활동해 국내 기반이 취약한 데다, 반미 성향으로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이 한계다. 1995년 무바라크를 암살 위기에서 구하면서 2인자로 군림해 온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역시 엘바라데이와의 연대는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의 신뢰를 받고 있는 데다 정보부장으로 오래 활약하면서 이집트의 대외관계 등과 관련한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그이지만 당장 무바라크와 한묶음으로 엮여 타도 대상으로 내몰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빅딜설 속에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05년 대선 후보로 나섰던 알가드당 대표 아이만 누르도 정부와 요구 조건을 협상할 야당 측 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카이로 시내를 메운 시위대와 별개로 이집트 여야 정파 지도부 내부의 복잡한 이합집산이 본격화한 양상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02-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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