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모욕당한 카다피, 핵으로 화풀이?

미국에 모욕당한 카다피, 핵으로 화풀이?

입력 2010-12-04 00:00
업데이트 2010-12-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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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작년 뉴욕 방문 당시 받은 푸대접에 화가 난 나머지 당초 러시아로 반환키로 했던 농축 우라늄의 운송을 지연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이 무장단체 헤즈볼라 추적을 위해 레바논에 비밀 정찰기를 파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내용은 폭로전문 사이트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담겨있다.

 ●카다피 美 푸대접에 핵연료 반환 지연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포기 약속에 따라 7개의 핵연료 수송 통이 작년 11월 특별 수송기 편으로 리비아에서 러시아로 운반돼 처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리비아가 갑자기 운송허가를 거부함에 따라 핵연료 수송통이 리비아의 핵 시설의 활주로에 남겨진 채 수송기가 이륙했다.5.2㎏ 분량의 우라늄이 담긴 이 통은 보관용이 아닌 운송용으로 봉쇄된 것이었으며,이를 지키는 것은 무장 경비 한 명 뿐이었다.

 리비아가 갑자기 계획을 변경한 것은 카다피가 두 달 전 유엔 연설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 받은 푸대접에 화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카다피의 아들 세이프 알-이슬람은 리비아 주재 미 대사 진 크레츠에게 카다피가 뉴욕에서 천막을 설치하려다 제지당하고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방문 계획도 거부당하면서 굴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그는 또 카다피가 더디게 진행되는 대미 관계에 질려 농축우라늄 반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비아 주재 미 외교관들은 핵연료 수송통이 한 달 내에 러시아로 운반돼 처리되지 않으면 방사성 핵 물질이 누출돼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안보를 우려해 이 사건을 비밀에 부쳤다.

 이 사건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카다피에게 리비아와의 관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친서를 보낸 뒤 해결됐다.

 ●美 헤즈볼라 추적 위해 레바논에 비밀 정찰기 파견

 미국이 지난 2008년 레바논 당국으로부터 요청받은 대테러 감시작전의 일환으로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한 비밀 정찰기를 레바논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키프러스의 영국 공군기지에서 레바논으로 향했던 이 정찰기는 정보를 수집해 레바논과 제3국 정부들에 제공했다.

 영국 관리들은 수집된 정보 때문에 자국이 인권침해에 연루될 것을 우려해 미국 정찰기가 자국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미국 외교관들에게 불만을 표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레바논 일간 알-아크바르에 따르면 엘리아스 무르 레바논 국방장관이 미국 관리들에게 향후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패배시키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르 국방장관은 이와 함께 레바논 군대를 전쟁에 참여시키지 않겠다고 미국에 약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레바논에 관한 외교전문 공개로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서방의 지지를 받는 레바논 총리 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볼리비아 고위장교들 베네수엘라로부터 돈 받아

 베네수엘라가 지난 2008년 볼리비아 고위장교들에게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대가로 돈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동맹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당시 자치권을 요구하는 지역 우파 지도자들과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었다.

 필립 골드버그 볼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는 2008년 보낸 전문에서 베네수엘라가 준 돈 때문에 볼리비아 고위 장교들이 모랄레스의 반대파 탄압 지시에 저항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예멘,알카에다 격퇴 위해 美에 자국 영토 개방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미군에게 알-카에다 공격을 위해서라면 자국 영토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디언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예멘 대통령은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에게 “테러리즘과 관련해서는 당신들에게 문을 개방했다.따라서 나는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예멘은 국내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미군의 자국 영토 접근에 제한을 뒀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예멘 대통령은 또 당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부군 사령관에게 작년 12월 미국 크루즈 미사일의 알카에다 공격이 미국 정보당국의 지원을 받은 예멘군의 작전이라고 국민에게 거짓말했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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