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시인, 사후 60년 만에 혐의 벗겨질듯

스페인 시인, 사후 60년 만에 혐의 벗겨질듯

입력 2010-10-11 00:00
업데이트 2010-10-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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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독재 시절 옥중에서 사망한 스페인 시인 미겔 에르난데스가 스페인 최고법원 검사의 권고에 의해 원래의 혐의가 벗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아직 최고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으나 에르난데스의 선고가 취소된다면 이는 36년간에 걸친 프랑코 독재시절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 대한 배상을 향한 또 하나의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 받지 못한 염소지기 출신의 에르난데스는 20세기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시인들 중 한명으로,스페인 황금시대 작가들의 영향을 받고 여기에 초현실적인 스타일을 버무려 사회적으로 의식있는 시(詩)들을 발표했다.

 1936년에서 1939년 사이 스페인 내전 기간에 그는 혁명군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혁명군 병사들은 전투에 임하기 전 그의 시들을 낭송했다.

 프랑코 집권 이후 그는 “선한 스페인 국민 모두에게 지극히 위험하고 비열한 요소”라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그러나 처형할 경우 국제적인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그를 순교자로 만들 것이 분명해지자 당국은 사형을 종신형으로 감형했다.

 에르난데스는 1942년 결핵으로 옥중에서 3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번 달 에르난데스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유족들은 그의 원래의 유죄판결을 법적으로 취소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유족들은 지난 7월 에르난데스의 혐의를 벗겨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유족들에게 에르난데스가 프랑코 독재의 희생자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사후(死後) “배상 선언”을 내렸다.그러나 에르난데스의 며느리 루시아 이즈키에르도는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그는 더타임스에 “우리는 이보다 더한 것을 원한다.그들은 사형선고를 취소하고 무죄 판결을 내려야한다”라고 말했다.

 최고법원의 페르난도 에레로-테제도르 검사는 유족이 이러한 요청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그는 프랑코 체제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한 2007년 ‘역사적 기억 법’으로 이미 이 시인의 혐의는 취소됐으며 따라서 유족들의 요청은 불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검사는 최고법원에 원래의 사형선고를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선포해줄 것을 요청했다.이는 사실상 사형선고를 취소하는 것이다.

 에레로-테제도르 검사는 1939년 법정에 제출된 증거는 검찰이 당시 좌익의 견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에르난데스를 탄압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행동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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