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로 유명한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 49년 만에 기록적 폭우가 내리면서 133만명이 수해 피해를 당했다.

　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우가 7일까지 계속되면서 하이난다오 내 15개 시.현 곳곳이 물에 잠겼다.

　내린 비는 6일 오후 7시까지 평균 494.3㎜로 10월 기록으로는 1961년 이래 가장 많았으며,강수량이 가장 많은 충하이(瓊海)에는 1천230.8㎜가 퍼부었다.

　도시와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도로가 곳곳에서 끊어지면서 강변과 저지대 주민 13만2천여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특히 폭우 피해가 극심해 지역 전체가 물에 잠기다시피 한 완닝(萬寧)에서는 10만명의 주민이 아직 고립돼 군인과 경찰이 배를 이용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하지만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스트로폼판 같은 물건을 배로 삼아 타고 다니는 위태로운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하이난성(省) 재난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실종자와 부상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완닝 317곳을 포함,700여개 마을이 물에 잠겼고 도로 80여곳이 유실되거나 훼손됐다.

　링수이현(陵水縣)에서는 22세 청년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놓고 자신은 급류에 휩쓰려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재산 피해는 완닝에서만 적어도 5억위안(8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완닝 교육 당국은 8일 초.중.고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한편 기상 악화로 항해가 금지됐던 대형 여객선이 다닐 수 있게 되면서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하이난다오를 찾았다가 발이 묶인 승객 6천여명은 겨우 본토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하이난다오 근해에서 열대 저기압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9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돼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하이난다오 안의 5개 댐 수위가 위험수위까지 올라가고 있어 현지 재난 당국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