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戰기밀공개…파-탈레반 커넥션 파장

아프간戰기밀공개…파-탈레반 커넥션 파장

입력 2010-07-26 00:00
업데이트 2010-07-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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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9만건 공개…탈레반 요인암살 美부대 실체 드러나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돼온 파키스탄과 탈레반의 물밑 협력 관계,탈레반 요인 암살을 위한 미군 특수부대의 실체 등을 보여주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비밀 문건들이 대거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고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입수한 9만여 건의 아프간전 관련 기밀 정보를 보도했다.위키리크스는 지난 4월 미군 아파치 헬기가 2007년 이라크에서 로이터 통신 기자를 공격하는 동영상을 공개,파장을 야기한 사이트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미군에 맞서 싸울 반군 네트워크 조직을 위한 탈레반의 비밀 회의에 자국 정보부(ISI) 관계자들을 참석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6월19일 파키스탄 남부 퀘타에서 ISI 인사들이 탈레반 핵심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키스탄과 접경한 칸다하르의 마루프를 공격할 것을 지시한 정황이 이번에 공개됐다.실제로 탈레반은 2006년 마루프를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벌인 사실이 있다.

 특히 ISI 부장을 역임한 하미드 굴 장군은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아프간 전사 조직인 무자헤딘과 인연을 맺은 뒤 무자헤딘이 탈레반으로 탈바꿈한 이후로도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굴 장군은 지난해 1월 남 와지리스탄의 주도인 와나에서 알-카에다 관계자로 추정되는 고령의 아랍인사 3명과 아프간 반군 사령관들을 만나 ‘작전 계획’을 모의한 것으로 묘사된 자료도 이번에 공개됐다.

 또 굴 장군 등 파키스탄 인사들이 아프간 반군의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 모집,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을 포함한 아프간 요인에 대한 공격 모의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도 있었다.

 이와 함께 탈레반 요인 체포및 암살을 위한 비밀 특수부대 조직인 ‘태스크 포스 373’의 존재도 드러났다.이 조직은 2천명 이상의 탈레반 및 알카에다 요원이 적힌 블랙 리스트에 근거,재판없이 반군 요인을 체포하거나 사살하는 작전을 벌였으며,그 과정에서 상당한 민간인 희생을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대는 2007년 6월11일 탈레반 사령관 칼 우르 라만을 체포 또는 사살하기 위해 아프간 특공대와 작전을 펼치다 아프간 경찰 7명을 오인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6월17일 라크티타 주에서 남쪽으로 수백마일 떨어진 곳에서 이 부대는 리비아 테러리스트 아부 라이스 알 리비를 잡기 위해 나섰다가 목표 달성에 실패한 채 무고한 어린이 7명을 희생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간 카불,칸다하르주,코스트주 등에서 최소 3개 기지를 사용한 이 부대는 주로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포트 브래그에 위치한 특전사 부대의 인원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공개된 자료에는 △미군과 다국적군에 의한 민간인 오인 공격 △탈레반의 지대공 미사일 입수에 대한 미국의 증거 은폐 △무선 조종을 통한 미국의 MQ-9 리퍼 무인공격기 이용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기밀 사항 가운데 144건이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연합군에 의한 민간인 사망 관련 내용이었다.오인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최소 195명,부상자는 최소 17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사망자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도 다수 포함돼 있었으며,아프간군 장성의 자녀도 있었다.

 이런 자료에 미국과 파키스탄 당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제임스 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같은 행위가 미국과 동맹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은 개인이나 조직에 의한 이 같은 기밀 정보 공개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위키리크스가 문서와 관련해 정부와 접촉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며,이를 ‘무책임한 누설 행위’(irresponsible leak)라고 비판했다.

 또 후사인 하카니 미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이번 정보 공개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논평한 뒤 공개된 자료들은 실제로 가공되지 않은 보고서로,전장의 현재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파키스탄 ISI는 대변인을 통해 “자료들을 직접 보기전에는 코멘트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자료가 어디서 유출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이라크에서 기밀 누설 혐의로 체포된 뒤 기소된 미군 분석가에게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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