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원하냐는 지진희의 질문에 김지수의 대답은?

“당신이 원하는대로 해줄게. 진짜 이혼을 원하면 해줄거야. 그렇게 나랑 사는 게 불행했었다면 해줄게....”

지난 주 방영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 12회의 끝 장면. 집을 떠나 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미경(김지수)을 찾아온 남편 재학(지진희)의 얘기다. 미경은 이미 이혼을 하겠다며 가방을 싸서 집을 나온 상태. 이에 따라 20일 밤 10시에 방영될 13회에서 미경이 어떠한 대답을 할지에 시청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시청자들은 미경이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미경은 반복, 또 반복해서 남편의 마음을 떠보고 확인하고 싶고 그런 미경의 마음도 모른 채 재학은 정말로 이혼을 원하냐고 따뜻한 배려(?)를 하고 있는 셈이다.

‘따말’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극중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 따라서 이혼을 하느냐마느냐는 어쩌면 그다지 중요한 결정이 아니다. 어떠한 결론으로 가든 그 과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사들에 주목할 것. 이미 지난 주 방영분에서 여전히 ‘갑’인 시어머니 추여사(박정수)가 며느리를 설득하러 찾아와 일침을 놓은 바 있다.

“한강에 배 몇 번 지나간 것”으로 남자들의 바람을 애써 외면하려는 시어머니는 “지금 가지고 있는 놈이 임자”이고 “인생에서 제일 남는 게 먹는 것”이라고 인생경험을 강조했다.

그동안 남편을 향해 사랑과 증오라는 정반대의 감정을 동시에 드러내며 인간의 내면 심리를 숨기지 않아온 미경. 동일대상에 대한 극단의 심리는 원래 정신분열증의 기본증상으로 분류되는 일종의 양가감정이다. 그동안 눈물연기와 섬뜩한 스릴러 연기를 교차해온 미경은 과연 어떠한 말로 경지에 오른 ‘고급진’ 감정연기의 절정을 보여줄까.

최윤정 객원기자 emily07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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