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전 지구적 노력에 동참해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전 지구적 노력에 동참해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입력 2020-11-19 17:28
업데이트 2020-11-20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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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20세기에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야생생물 서식지가 전례 없는 속도로 파괴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생물다양성이 지속적으로 감소돼 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전망 2050’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생물의 10%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상정된 ‘생물다양성을 위한 협약’에 158개국이 서명했으며 우리나라는 1994년 10월에 가입을 완료했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보전과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목적으로 2013년에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생물다양성이란 살아 있는 것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다양함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분자, 유전자, 종, 생태계의 4가지 수준이 포함된다. 생물다양성의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풍부도와 이질성이라는 지표를 사용하는데 전자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많고 적음에 관심을 기울인다. 예컨대 단일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은 자연생태계보다 생물다양성이 무려 80% 가까이 낮아진다고 한다. 후자인 이질성은 구성요소의 빈도를 뜻하는데 한 지역생태계에서 어떤 종은 흔하고 어떤 종은 드물게 분포할 때 각 생물종이 차지하는 비율의 다양성에 주목한다. 이럴 경우 흔한 종들은 핵심종으로 불리는데 생태계의 기본을 이루기 때문에 만약 이들이 절멸한다면 생태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한때 수억 마리에 이르렀던 ‘나그네 비둘기’가 단기간의 집중적 남획으로 멸종된 사례이다. 1885년에 미네소타주에서 마지막 무리가 발견된 이후, 1910년에 미국 정부에서 신고 보상금 1500달러(2005년 기준으로 약 4만 달러)를 내걸고 비둘기의 행방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처럼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데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생물학자는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첫째, 야생 동식물 서식지의 파괴와 변화, 분할을 들고 있다. 유엔이 2005년에 발표한 ‘새천년 생태계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생태계의 60%가 이미 파괴됐고 매년 약 1700만 헥타르의 열대림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 면적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각종 개발사업이 이루어져 서식지 파편화 및 생물다양성 감소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엔은 2020년까지 육상의 17%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겨우 10.3%에 머물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둘째, 단일작물의 대량경작이다. 일반적으로 재배종은 대개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캐번디시 품종인데 불치의 변종 파나마병에 걸려 거의 고사되면서 바나나 멸종이 심심찮게 과학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효과적 정책 대안은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서는 다양성이 풍부한 핫스폿 지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현재 아마존 지역을 포함해 위험지대로 지정된 곳은 34곳이며 그 면적은 전 세계 면적의 약 16%에 해당된다. 절반 정도의 육지 척추동물 고유종과 식물 고유종이 여기에 분포하고 있다. 둘째, 현대의 대규모 농업 방식을 지양하고 과도한 질소비료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생물학자 라이히홀프는 대규모 농업의 직간접 영향이 분류군에 따라 70~95%의 종 손실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셋째, 과도한 육류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 대규모 가축 사육으로 인한 엄청난 이산화탄소, 메탄 방출은 기후변화의 주범이고 나아가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인류 생존을 위해 선택적 사항이 아닌 필수적 사항으로 우리 모두에게 각인돼야 한다. 특히 기후변화와 맞물려 생물다양성 문제는 환경정책에서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독일 연구재단 이사장을 지낸 후베르트 마르클의 “자연은 문화적 노력이다”라는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2020-11-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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