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새해 소망/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새해 소망/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01-04 18:06
업데이트 2016-01-0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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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건강’과 ‘부자가 되는 꿈’, ‘가정의 행복’은 앞으로도 변치 않을 새해 소망들이다.

트렌드 분석 회사인 다음소프트가 ‘병신년’과 ‘새해 소망’의 연관어를 분석, 새해 소망 우선순위를 발표했다. 트위터 21억 5378만 2549건, 블로그 1억 4605만 99건을 분석했다고 한다. 그 결과 새해 소망 1위는 ‘건강’이 차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해 소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위는 ‘시험’이다. 다소 의외지만 인생에서 진학시험, 취업시험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 같다. 3위는 ‘안전’. 메르스 사태 등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프랑스 테러 등 각종 테러가 안전을 상위권에 올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4위는 ‘돈’이었다. 새해 인사로 ‘부자 되세요’가 유행한 적이 있는데 돈이 우선순위인 것은 당연한 결과다. 5위는 ‘다이어트’라고 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해 소망은 그 대상이 제한돼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떤 새해 소망을 가지고 있는지를 유추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빅데이터 분석과는 달리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새해 소망 1위에 ‘이직’이 꼽혔다. 청년 실업도 문제지만 현재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방증이어서 뒷맛이 씁쓸하다. 2위는 ‘로또 당첨’ ‘연봉인상’ 등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가져볼 만한 소망들이다. 이어 ‘연애’ ‘결혼’ ‘다이어트’ ‘여행’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새해 가장 버리고 싶은 소망’에 관한 것이다. 버리고 싶은 1위는 ‘나태함과 게으름’이, 2위는 ‘군살’이 차지해 미소를 짓게 한다. 다음은 ‘나쁜 버릇이나 습관’ ‘빚’ ‘불운’ ‘술·담배’ ‘우유부단’ 등의 순이었다.

어린이들이나 장년들은 ‘새해 소망’에서 ‘돈’보다 ‘가정의 행복’을 우선순위에 둔다고 한다. 행복이란 말이 추상적이어서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한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정의돼 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 학파나 당시 사상가들은 ‘행복은 어떤 만남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며, 상황의 영향을 받고, 순간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행복이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가정의 행복’을 새해 소망으로 가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미 새해 소망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정의 행복을 가지거나 가지지 않는 것은 선택의 문제인 셈이다.

새해 소망은 우리가 추구하는 희망이고 꿈이지만 성취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을 새해 소망으로 삼는다면 꿈은 쉽게 이뤄질 것이다. 나태와 게으름, 술과 담배, 군살이라도 좋다. 소망을 이루고 행복한 사람이 되는 지름길은 버리고 싶은 것을 새해 소망으로 갖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1-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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