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반려동물/김상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반려동물/김상연 논설위원

김상연 기자
김상연 기자
입력 2021-09-14 16:40
업데이트 2021-09-1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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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길을 가다 아장아장 걷는 귀여운 강아지를 발견했을 때, 문득 외로움이 밀려들 때다. 키우던 개를 끔찍이 사랑해 해외 지사에 나갈 때도 비행기로 실어 갔다는 지인은 “밤늦게 집에 왔을 때 가족들은 다 자고 있는데, 개만 자지 않고 반겨 준다”며 반려견의 매력을 설파했다.

하지만 내 한몸 건사하기도 힘들다 보니 개를 키우는 건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때맞춰 사료 챙겨 주고, 목욕시켜 주고, 산책시켜 주고, 수시로 눈을 맞추며 놀아 줄 자신이 없다. 무엇보다 내가 맛있는 고기 반찬을 먹을 때 개는 사료를 먹어야 한다는 이유로 앞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애처롭게 쳐다보는 반려견의 눈빛을 외면하기 힘들 것 같다.

며칠 전 거실 밖 베란다 난간에 까치 한 마리가 날아와 잠시 앉았다가 날아가는 것을 봤다.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다음날도 까치가 날아와 같은 곳에 앉아 있었다. 순간 야생동물과 우연히 인연을 맺어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됐다는 사람의 사연을 TV에서 본 기억이 났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실문을 열고 나갔는데 웬걸 까치가 퍼드덕 날아가 버렸다. 그럼 그렇지, 의무는 다하기 싫고 좋은 것만 취하려는 내 속셈을 모를 리가 있나.

김상연 논설위원 carlos@seoul.co.kr
2021-09-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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