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난과 기부/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난과 기부/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0-07-08 00:00
업데이트 2010-07-08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최근 인사가 나면서 지인들로부터 축하의 난을 받았다. 그들의 사랑이 느껴져 고마웠다. 공직에 있는 한 선배도 비슷한 시기에 승진해 나도 난을 보내야 했다. 그 선배는 “난 대신 기부해 달라.”고 말했다. 자신이 챙겼던 저소득층 자녀들 교육 업무와 관련된 재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부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 재단은 소년·소녀 가장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있다. 최근 모임에 갔다가 이를 소개했더니 한 참석자는 자신도 같은 이유로 기부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다들 우리 사회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마디씩 했다. 사실 누군들 난과 꽃을 받아서 기분이 좋지 않겠는가. 그러나 축하의 선물을 포기한 그 돈이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쓰인다면 대부분은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또 어차피 내 지갑에서 나가야 할 돈이라면 값지고 의미있게 쓰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난 왜 선배처럼 그런 멋진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그러면서 한편 걱정도 된다. 다들 꽃과 난 대신에 기부를 한다면, 화훼농가들의 앞날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0-07-08 30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