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스포츠계 인권, 기본을 잘 지키면 됩니다/신치용 국가대표선수촌장

[In&Out] 스포츠계 인권, 기본을 잘 지키면 됩니다/신치용 국가대표선수촌장

입력 2019-04-21 20:48
수정 2019-04-2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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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 국가대표선수촌장
신치용 국가대표선수촌장
‘체육계 미투’가 폭로된 지 100여일이 지났다. 그동안 체육계 내외부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용기 낸 선수들을 향한 격려와 응원이 쏟아지며 체육 문화 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에서는 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고, 국회에서는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사실 외부의 변화보다 체육인 사이에서 자정의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본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촌 내에서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모두가 더 나은 체육문화를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으며 서로를 믿고 존중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엘리트 체육 문화의 문제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것이 맞다. 다만 합숙 훈련 폐지, 선수촌 개방 등 예상치 못한 방향의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서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합숙 훈련 폐지는 대다수의 선수들이 원하지 않는 방식이다. 젊은이들을 폐쇄적인 공간에 몰아넣고 강압적으로 훈련하니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것은 100% 오해라고 말할 수 있다. 선수촌은 폐쇄된 공간이 아니고 훈련을 강압적으로 하지 않는다.

만약 잘못된 일이 발생한다면 그 사건에 집중해 해결해야 한다. 단순히 선수촌을 ‘폐쇄적이다’, ‘인권문제가 발생하는 곳’이라고 매도한다면 열정과 선의로 훈련과 업무에 임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사기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선수촌에서 지도자는 선수의 부상을 방지하면서 기량을 끌어내기 위해 극도로 긴장된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 순간에 지도자는 선수들이 최대한 스스로 움직이며 운동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 긴장된 과정에서 폭행이나 폭언이 개입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제대로 된 지도자로서 성장하지 못한 일부 사례가 부풀려진 감이 없잖아 있다.

지도자와 선수가 변화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훈련 방식을 선수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선수촌 내에서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하고 선수들에게 귀감이 돼야 한다. 지도자들은 감독, 코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선수를 진심으로 위하는 지도자로서 살면 된다. 선수들이 그 모습을 신뢰하는 순간 많은 고민들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선수촌에서는 ‘다움’이라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선수는 선수답고, 지도자는 지도자다운 것이 바로 ‘다움 문화’다. 이는 선수와 지도자들이 당당하게 스스로의 위치에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돕는다. 선수와 지도자 간 인간적인 교류의 장도 넓혀 서로의 의견을 많이 나누다 보면 신뢰 관계가 더욱 탄탄해질 거라 믿는다.

이제는 국민들이 정직하게 훈련하고 있는 선수·지도자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응원과 신뢰가 엘리트 체육을 더욱 성숙하게 할 것이라 믿는다.
2019-04-2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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