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주 묻지마 흉기 난동, 안전지대 없는 불안한 사회

[사설] 진주 묻지마 흉기 난동, 안전지대 없는 불안한 사회

입력 2019-04-17 22:50
업데이트 2019-04-18 00: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경남 진주에서 40대 남성이 어제 새벽 자신의 아파트에 고의로 불을 낸 뒤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을 흉기로 마구 찔러 10대 여학생 2명 등 5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하는 참혹한 사건이 벌어졌다. 잠결에 집밖으로 뛰쳐나온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범인은 2010년 조현병으로 보호관찰형을 받은 적이 있으며, 평소에도 이웃을 상대로 여러 차례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올 들어 경찰에 관련 신고 7건이 접수됐지만 사건이 경미해 후속 조처를 하지 않고, 정신병력 부분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대응이 미흡했던 건 아닌지 짚어 볼 일이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가 사회 병리 현상으로 떠오른 건 오래된 일이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대구, 부산 등에서 비슷한 유형의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갈수록 빈발해지고 있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 9일 대구 달서구 거리에서 2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10대 학생의 뒷머리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가 붙잡혔고, 지난달 26일 부산의 한 대학교 앞 커피숍에선 20대 남성이 흉기로 다른 손님을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검거됐다. 두 남성 모두 정신질환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묻지마 범죄는 말 그대로 누가, 언제, 어디서 피해를 입을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사회 구성원의 불안을 극대화한다. 범죄 동기도 정신질환적 문제, 소외 계층의 분노 표출 등 사건마다 다르고 유형도 다양해 현실적으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묻지마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조현병 환자 관리문제가 지적되지만 격리가 능사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묻지마 범죄는 개인 차원에서 범죄를 예방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회적 재난이나 다름없다. 사회 안전망을 보다 촘촘히 구축하고, 치안을 강화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이며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19-04-18 31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