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3 보궐선거 민심은 민생 챙기라는 주문이다

[사설] 4·3 보궐선거 민심은 민생 챙기라는 주문이다

입력 2019-04-04 22:14
수정 2019-04-0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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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참패, 경제와 도덕성에 대한 경고…야당도 민생개혁 법안 처리는 도와야

4ㆍ3 보궐선거가 끝났다. 국회의원 두 명과 기초의원 세 명을 뽑는 작은 선거였지만 선거 결과가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창원 성산은 정의당이, 통영·고성은 자유한국당이 차지했다. 범여권와 야당이 1대1로 의석을 나눠 외형적으로는 무승부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당 참패다. 창원 성산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였지만,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단일화로 간신히 한국당 후보를 꺾었다. 통영·고성은 전통적인 한국당 강세 지역이나 9개월 전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 기초단체장 자리를 모두 싹쓸이한 곳이었다. 민주당은 자신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전북 전주 기초의원 선거를 포함해 3곳의 기초의원 선거에서 패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어제 “이번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힌 이유다. 한국당은 “정부 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득의만만했다.

정부 여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서 드러난 민심 이반에 주목해야 한다. 여당 참패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경제난에 허덕이는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성동조선, 대우조선해양, 현대차 하청업체 등 두 지역 제조업의 위기로 지역 민심이 흉흉한 상태였다. 여기에 선거운동 와중에 불거진 부동산 투기 등이 부각된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과 사퇴, 청와대 인사 검증에 대한 불신 등이 겹치면서 ‘촛불 정부’에 대해 인내하고 우호적이던 민심이 2년 만에 돌아서는 상황을 보였다.

민심은 정부가 비핵화뿐만 아니라 민생을 챙기고, ‘촛불 정부’의 도덕성을 유지하라고 한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는 모두 부진하다. 인구 변화와 온라인쇼핑, 최저임금 인상, 미세먼지 등으로 파리만 날리는 자영업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국정을 책임진 정부 여당의 경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당청 관계는 청와대 중심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꾸고, 장관들에게 권한을 더 부여하는 등 국정 운영 시스템 변화도 필요하다.

민생 챙기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어떤 혁신적인 정책도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여야는 3월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제도 개편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위한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개혁 법안 처리를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선거제도 개편 같은 권력구조 개편 문제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민생 법안과의 연계 처리가 어렵다면 4월 임시국회에서 분리해 처리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2019-04-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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