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일어난 열차 탈선 사고, 안전 불감증 도졌나

[사설] 또 일어난 열차 탈선 사고, 안전 불감증 도졌나

입력 2016-04-22 22:56
업데이트 2016-04-23 00:2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전남 여수로 향하던 전라선 하행선 무궁화호 열차가 어제 순천역을 지나 율촌역으로 진입하는 구간에서 과속으로 탈선, 기관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진위는 좀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고 원인은 기관사가 관제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발생했다고 한다. 기강해이와 안전 불감증 때문이 아닐 수 없다.

사고 구간은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상행선은 정상 운행했지만 하행선은 통제 중이었다. 하행선이 통제되면 상·하행선 열차 모두 상행선 단선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공사 구간을 벗어나면 다시 하행선으로 변경하는 것이 상식이다. 사고 지점은 상행선으로 달리다 다시 하행선으로 바뀌는 곡선 구간으로 속도를 시속 50㎞ 이하로 줄여야 하는데도 127㎞로 달렸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종착역을 앞두고 승객이 승무원을 포함해 27명뿐이었다는 점이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날 사고는 코레일의 안전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경부선 신탄진역 인근에서 화물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잇따른 탈선 사고가 전임 최연혜 사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사퇴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최고경영자 공백에 따른 기강해이가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막중한 자리를 마다하고 금배지를 달기 위해 사퇴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런 자리를 비워 두는 것 역시 비정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열차 탈선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11년 2건이던 것이 2012년 4건, 2013년 5건, 2014년에는 6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건으로 줄어들었으나 올 들어 벌써 2건이나 발생했다.

열차 사고는 기관사가 운전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하다 일어나는 일이 적지 않다. 지난 2월 11명의 목숨을 앗아 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통근열차 충돌 사고가 좋은 사례다. 이 열차 사고의 원인은 신호 제어 담당자가 스마트폰 게임에 정신이 팔려 일어났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탈선 사고가 증가하는 원인이 독일의 사례와 비슷한 데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열차 탈선 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함께 사고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더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2016-04-23 23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