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정부 1년 우리는 좀 더 행복해졌는가

[사설] 박근혜정부 1년 우리는 좀 더 행복해졌는가

입력 2014-02-24 00:00
업데이트 2014-02-24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박근혜 정부가 내일로 출범 1년을 맞는다. ‘국민행복과 국가발전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라는 국정비전을 세우고 달려온 지 1년을 맞는 것이다. 밖으로 경제 협력과 역사 갈등이라는 한·중·일 3국의 역설 구조와 남북 간 대립이 빚어낸 거센 풍랑에 맞서 싸우고, 안으로는 자꾸 주저앉으려는 경제와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더 힘을 받는 사회적 갈등을 어렵게 헤쳐온 1년이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집권 1년은 국정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할 기반을 다지는 해다. 새 정부 1년을 돌아보는 우리의 자세 또한 눈앞의 성과보다는 잠재적 가능성을 살피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년 박근혜 정부는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여주었다고 본다.

분명 성과는 있었다. 언제 표변할지 모를 북한인지라 낙관할 수는 없으나 눈앞에 펼쳐진 이산가족 상봉에서 보듯 남북 간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한 한 해였다.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을 다방면으로 확장시키고 아베 일본 정부의 잇단 과거사 도발에 원칙을 견지하며 의연하게 대응한 점도 평가할 대목이다. 지표로 보는 경제에서도 성과가 보인다. 2.8%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오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신규 취업자 수도 38만명에 이르러 정부 목표치 25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과 사상 최대 수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대외경제도 우리 경제를 지켜줄 버팀목이다.

그러나 이런 지표상의 성과 너머로 더 절실하고 강렬하게 솟구치는 물음이 하나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우리는 과연 지금 행복으로 가고 있는가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답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든, 막 가정을 꾸린 젊은 부부든, 정년퇴직을 앞둔 가장이든 저마다 힘든 오늘과 불안한 내일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모두가 억울한 을(乙)들일 뿐인 부조리의 생태계는 날로 사회적 상실감을 확산시키고 있고,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는 이를 교묘하게 악용해 분노와 원망의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퍼뜨리는 데 부심하고 있다. 네 편과 내 편이 가른 깊은 골 속으로 관용과 배려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경제지표 몇 가지가 나아진다고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 도약 못지않게 날로 파열음이 커가는 사회를 다독이고 화합시킬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것이 탕평인사일 수도 있고, 국민 대통합 행보를 되살리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내일에 대한 불안감과 확산일로의 상실감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돼야 한다고 본다. 피부에 와닿는 민생정책으로 국민들이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50%대 중반의 국정 지지도를 현 정부는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 30%가 넘는 국민이 현 국정에 반대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들을 끌어안지 못하는 한 나머지 국민의 행복 또한 결코 담보할 수 없다. 국민행복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집권 2년차가 되길 바란다.
2014-02-24 31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