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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새벽을 열며] 영화 ‘변호인’과 ‘용의자’와 통일시대

[최동호 새벽을 열며] 영화 ‘변호인’과 ‘용의자’와 통일시대

입력 2014-01-13 00:00
업데이트 201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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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고려대 명예교수·시인
최동호 고려대 명예교수·시인
10일 현재 영화 ‘변호인’과 ‘용의자’의 관객이 합산하여 12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변호인’에 집중되는 관심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가미되어 있지만, 어떻든 이 두 영화가 오늘의 한국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처럼 보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편 가르기에는 민감하지만 이 두 영화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진실한 메시지에는 거의 무관심한 것 같다.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했다고 하는 ‘변호인’에서 우리는 ‘국가는 국민이다’라는 메시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부당한 권력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들을 변호하면서 국가 권력의 정당성을 문제 삼고 있는 이 부분은 지금 우리에게도 절실히 통용된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을 변호하고 그 권리를 주장하는 근거는 법이라는 사실이다. ‘변호인’의 주인공은 피해자의 인권을 강조하면서 법에 근거하여 피해자를 옹호하고 있다. 국가와 국민 사이에는 법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 이를 매개로 국가를 유지하고 개인의 인권을 보장받는 것이다. 법에 의해 보장된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지키는 것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에게도 준수해야 할 분명한 기준이다.

‘용의자’의 전제는 ‘나는 죄가 없다’라는 명제이다. 이는 위장에 의해 누명을 쓴 주인공 지동철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그에게 살인자라는 죄명을 씌우고 그를 추적하는 한국의 정보책임자는 그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탈북자들을 이용하고 그들을 처단하는 부당한 권력자이다. 탈북 특수부대 출신 지동철은 집요하게 자신의 처와 딸을 죽인 과거의 동료를 찾아 나선다.

이 영화의 강점을 말하는 사람들은 강렬한 액션과 화려한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정작 이 영화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비록 자신의 가족을 죽인 사람이라고 해도 서로 용서하라는 박 회장의 마지막 유언일 것이다. 박 회장은 남북의 화해와 번영에 대한 집념을 가지고 헌신한 사업가이며 북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바친 사람이지만 탄저균을 개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이로 인해 정보 당국에 의해 살해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이다. 임종 직전 박 회장이 지동철에게 전한 안경에서 나온 화학 방정식은 살상무기인 탄저균이 아니라 메밀개량종에 대한 유전 정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용의자’는 극적 반전을 이룬다.

‘변호인’과 ‘용의자’는 머지않아 15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것이다. 이들 영화에는 국민들의 갈망이 담겨 있으며 그것을 해석하고 현실의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무엇보다 법과 원칙을 강조해 왔다. ‘변호인’을 보면서 우리는 법과 원칙이 존중되고 통용되는 국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용의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용서와 화해다. ‘용의자’에서 화해의 실마리는 살해당한 줄 알았던 딸을 찾아 나선 지동철이 집단농장에서 일하는 딸을 바라보면서 끝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발견된다. ‘용의자’는 부녀를 섣불리 상봉시키지 않고 커다란 농장의 문을 폐쇄시킴으로써 우리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물론 통일시대를 향한 전망도 표명했다. 앞으로 화해와 협력으로 남북협력이 재개될 경우, 양측이 기대할 수 있는 국부의 창출이나 미래가치가 무한하다는 것이다.

신년의 화두는 통일시대를 위한 국가적 난관의 돌파이다. 금년은 동학혁명 120주년이 되는 해이며, 청일전쟁으로 인해 동북아 패권이 뒤바뀐 역사적 전환의 해이기도 하다. 위기는 기회의 순간이기도 하다. ‘변호인’은 대내적 문제를, ‘용의자’는 대북문제를 설득력 있게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창조적이며 적극적인 응전으로 이를 돌파해 내일의 한국이 동북아의 중심적 위치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평화통일국가가 되기를 소망한다.
2014-01-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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