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식스 밀리언/박대출 논설위원

[씨줄날줄] 식스 밀리언/박대출 논설위원

입력 2011-09-15 00:00
업데이트 201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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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때 한 숫자가 자주 등장했다. 600만 기록이다. 프로야구가 올들어 관중 600만명을 넘었다. 1982년 출범 후 처음이다. 국산 영화는 관객 600만명을 또 돌파했다. ‘최종 병기 활’이 해냈다. ‘써니’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돌파 속도는 써니보다 2배 빨랐다.

‘600만불의 사나이’가 있었다. 1973년 제작된 미국 TV 시리즈다. 주인공은 인간과 로봇의 합성체. 이때의 ‘식스 밀리언스’(Six Millions). 꿈의 숫자였다. 이론으로만 가능했다. 멀게만 느껴졌다. 이제 그 숫자는 가까이 있다. 스포츠, 영화에 실존하는 대박이다.

두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첫째, 개방이다. 1985년 영화법이 개정됐다. 3년 후 미국 UIP사는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할리우드 영화를 직접 배급했다. 국내 영화업계엔 난리가 났다. 국산 영화가 고사한다고 반발했다. 극장에 불을 지르고, 뱀도 풀었다. 그래도 직배를 막지 못했다. 국산 영화는 죽지 않았다.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졌다. 이전까지는 국산 영화는 빈약했다. 100만 관객은 꿈이었다. 1984년 고래사냥 40만, 1986년 깊고 푸른밤 60만, 1988년 매춘 43만, 1989년 서울무지개가 30만 정도였다. 1993년 서편제를 시작으로 100만 시대가 열렸다. 이젠 1000만 기록도 다섯 편이다.

프로야구는 1998년 용병시대가 열렸다. 초창기엔 구설도 많았다. 외국 용병은 ‘귀한 몸’이었다. 심기 경호는 기본이었다. 국내 야구는 그동안 성장했다. 이젠 수출까지 한다. 박찬호, 추신수, 이승엽 등 줄줄이다. 그들에게 ‘식스 밀리언’은 오래된 얘기다. 문을 열면 경쟁력이 높아진다. 글로벌시대의 생존술이다. 자유무역협정(FTA)과 오버랩된다.

둘째, 스타들이 초석을 다졌다. 그들이 있었기에 팬이 있었고, 시장이 열렸다. 정창화 감독도 그중 하나다. 그는 액션영화의 선구자다. 서편제로 100만 시대를 연 임권택 감독의 스승이다. 대표작은 죽음의 다섯 손가락(1972년). ‘사이트 앤 사운드’는 ‘세계영화사 걸작 베스트 10’에 올렸다. 영국영화협회가 발간하는 영화잡지이니 공신력을 인정할 만하다. 마침 오늘부터 정창화 회고전이 열린다. 서울영상자료원이 무료로 제공한다.

야구엔 장효조, 최동원이 있다. 장효조는 ‘영원한 3할타자’ ‘타격의 달인’. 최동원은 야구계의 또 다른 전설. 한국시리즈 4승은 전대미문의 기록이다.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과의 15이닝 완투 무승부 역시 신화다. 고교 때 어깨 보험에 가입했던 무쇠팔이었다. 장효조에 이어 고인이 됐다. 삼가 명복을 빈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2011-09-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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