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땐 채권보다 주식”

“양적완화 축소 땐 채권보다 주식”

입력 2013-09-05 00:00
업데이트 201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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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전략 초읽기…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재테크 조언

“특별한 것이 없는 한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사전 기조(양적완화 축소)대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이다. 오는 17~18일 열릴 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던 전략을 바꿀 거라는 얘기다. 전 세계에 뿌려진 달러가 회수되면서 환율과 금리 흐름은 바뀔 수밖에 없다. 달러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거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재테크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서울신문이 이날 자산관리사(PB) 5명에게 물어본 결과 이들은 채권보다는 주식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적완화 조기 축소가 미국의 실물경기 회복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채권)보다는 위험하더라도 수익성이 높은 주식이 더 선호될 거라는 의미다. 실제로 양적완화 기간 중 높은 인기를 끌었던 신흥국 채권 펀드는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되자 최근 3개월간 5458억원이 빠져나갔다.

정화삼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이미 미국과 같은 선진국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5년간 글로벌 투자자들이 채권 위주의 안전 자산을 선호했다면 앞으로는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가 전망도 좋은 편이다. 양적완화 축소는 신흥국에 악재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는 등 투자 가치가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 3조 2889억원을 사들였다.

박승안 우리은행 WM전략부 부장은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을 추천한다”면서 “코스피가 올라가면 편입한다든지 점진적으로 주식을 늘려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국민은행WM사업부 팀장도 “기존엔 국내 주식형 펀드 상품으로 배당형 중소형주 상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국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경기 민감도가 높은 대형주 펀드 위주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이수정 외환은행 스타타워WM센터 팀장은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되면 주식이든 채권이든 외국인들이 일시적으로 돈을 회수해 가기 때문에 한국 증시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 안정이 되는 3개월가량이 지난 후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달러로 투자하는 예·적금 상품도 추천했다. 양적완화 축소 이후에는 달러가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정 PB팀장은 “최소 30개월에서 길게는 40개월까지 매월 적립식으로 달러 투자를 하다 보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이 되는 시점이 오기 마련”이라면서 “이때 돈을 찾으면 이자 혜택과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대출을 받고자 한다면 고정금리를 선택할 것을 추천했다. 이재철 하나은행 법조타운골드클럽 PB센터장은 “금리 상승 속도가 완만하면 초기 금리가 더 낮은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나을 수 있어 대출받을 땐 대출 기간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정기예금은 3~6개월가량으로 짧게 가져가야 금리 상승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3-09-0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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