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늪지형 불황에 빠졌다”

“한국경제 늪지형 불황에 빠졌다”

장형우 기자
장형우 기자
입력 2016-05-18 20:32
업데이트 2016-05-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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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불황기 특징 보고서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 상황이 ‘늪지형’ 불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대규모 충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회복 지연에 따라 점점 긍정적 신호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발표한 ‘현 불황기의 다섯 가지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경기 상태에 대해 “경기 하강속도는 완만하지만, 침체 기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를 겪고 난 뒤인 2011년부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에 그치고 있다. 2012~2013년, 2015년에는 2%대 성장에 머물렀다. 국내 경기를 이끄는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늪지형 불황의 근거다.

연구원은 경기가 장기간 바닥을 찍으며 불황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는 점 역시 새로운 특징으로 꼽았다. 또 경기 저점은 통상 한 개 또는 두 개(더블딥)인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경기 반등 시점에 새로운 경제 충격이 발생하면서 저점이 세 개 이상인 ‘멀티딥’ 형태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실제 국내총생산(GDP)과 잠재GDP 차이인 GDP갭을 잠재GDP로 나눈 GDP갭률이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불황이 수출 제조업에서 내수 서비스업으로 번지면서 동반 부진을 보이는 것도 전례 없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늪지형 불황의 원인으로는 ‘수요 충격’과 ‘자생력 부족’이 지목됐다. 기업 실적 부진이 가계 소득 정체로 이어져 투자 및 소비 감소, 기업 경영 악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민간 부문 자생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민간 부문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2001~2008년 분기 평균 3.9% 포인트에서 2011~2015년 2.5% 포인트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1.7% 포인트로 급락세를 보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사상 초유의 늪지형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주력 산업 육성을 통한 역동성 회복, 사회 안전망 구축을 병행한 산업 합리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정책 조합을 통한 적극적인 총수요 확대 정책도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6-05-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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