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 삼성’ 연착륙 관문 된 준법위

‘이재용의 뉴 삼성’ 연착륙 관문 된 준법위

한재희 기자
입력 2020-10-28 22:18
업데이트 2020-10-29 06:4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특검 “준법위 활동 양형에 반영” 수용
李측 심리위원에 김경수 변호사 내세워
재판부·특검측 평가 따라 형량 좌우될 듯

이미지 확대
장례식장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
장례식장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20.10.25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 삼성’ 시작점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연착륙의 첫 관문으로 떠올랐다. 9개월 만인 지난 26일 재개된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특검 측이 준법감시위 활동을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재판부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 이 회장, 특검이 각자 추천한 전문심리위원이 지난 2월 재판부의 권고로 공식 출범한 준법감시위의 8개월간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형량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대검찰청의 마지막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김경수 변호사를 내세웠다. 재판부에서 29일까지 준법감시위 활동이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됐는지 평가할 전문심리위원을 추천해 알려 달라고 했는데 이 부회장 측은 지난 1월 이미 추천했던 김 변호사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재판부에서는 이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위원으로 추천했기 때문에 특검이 누구를 선정할 것인지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 특검은 현재 1명을 추려 놓았으며 29일 이를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누구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만약 특검이 삼성에 유독 비판적이었던 인물을 추천한다면 공정성 측면에서 다시금 논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으로서 이끄는 준법감시위가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이끌어 냈다는 점은 향후 전문심리위원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준법감시위의 권고를 받아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고 4세로의 경영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준법감시위의 영향으로 그동안 고공 농성을 이어 가던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씨가 삼성과 합의해 지상으로 내려왔으며, 50억원 이상 규모의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진행할 때 준법감시위의 사전 승인을 반드시 거치도록 한 성과도 있었다. 반면 ‘국정농단 재판’이 모두 마무리된 이후에도 준법감시위 활동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삼성을 그룹 차원에서 감독하는 기관이 없었는데 준법 관련 기관이 생긴 것은 삼성이 ‘잘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면서도 “준법감시위가 법률적 조직이 아니기에 영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0-10-29 20면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