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빵집 매년 2000곳… “재료·신선도·비대면 대응이 살길”

문 닫는 빵집 매년 2000곳… “재료·신선도·비대면 대응이 살길”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20-10-18 20:56
업데이트 2020-10-19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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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경영硏 ‘베이커리 시장’ 분석

지난 8월 기준 전국 1만 8502곳 영업 중
매년 2000여곳 창업하지만 해마다 감소
진입 장벽 높아 폐업 47% 3년미만 영업

평균 영업이익률 카페·치킨점보다 낮아
파리바게뜨·뚜레주르가 매출 78% 차지
식사용 빵 매출 늘어 시장 年 4%씩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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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심당과 대구 삼송빵집, 부산 옵스 등 지역 터줏대감 빵집이 프랜차이즈 못지않게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빵순이와 빵돌이가 급증하면서 ‘동네 빵집’도 해마다 2000개 넘게 생겨난다. 하지만 파리바게뜨와 뚜레주르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이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동네 빵집으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프랜차이즈 공격에도 동네 빵집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18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국내 베이커리 시장 동향과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영업 중인 빵집(프랜차이즈 포함)은 전국적으로 1만 8502개다. 빵집 창업은 2016년 기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6년 2720개 매장이 창업했지만, 지난해엔 2433개로 줄었다. 반면 문을 닫는 빵집은 2017년 2501개, 2018년 2188개, 지난해 2249개로 해마다 2000곳이 넘는다.

2017~2019년 폐업 매장의 47.6%는 영업 기간이 3년 미만이었다.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빵집이 폐업하는 것은 초기 진입 장벽이 높아서다.

빵집은 카페나 치킨점 등 다른 요식업종과 비교해 종업원이 많고 영업 시간도 길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이 3인 이상인 빵집이 전체의 60.5%였고, 12시간 이상 영업하는 곳도 55.7%나 됐다. 또 빵집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5.0%로 카페(21.6%)나 치킨점(17.6%)에 비해 낮았다. 다만 이 고비를 넘기고 지금까지 버틴 매장들의 평균 영업 기간은 8.8년으로 조사됐다. 한 번 살아남으면 다른 요식업보다 수명이 길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살아남은 동네 빵집에 대해 “천연발효 빵, 유기농 밀가루 같은 재료의 우수성, 반죽·발효부터 제빵까지 모두 매장에서 진행해 얻은 신선도가 경쟁력으로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해당 빵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대표 제품’과 유동인구가 많은 빵집은 빵의 모양이나 색, 매장 인테리어도 중요한 생존 요인이었다.

전체 베이커리점 시장의 47%(2018년 매장 기준)를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빵집 매장은 2016년 대비 8.5% 늘었다.

보고서는 “최근 프레즐, 핫도그, 꽈배기 등 특정 품목을 앞세운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지만, 종합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주르가 매출의 78%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하지만 KB경영연구소는 빵집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국민 1인당 빵 소비량이 2012년 18.2g에서 2018년 21.3g으로 늘었고, 베이커리점 시장 규모도 해마다 4.1%씩 성장하고 있어서다. 간식으로 소비되는 게 아니라 식사용 빵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건강 친화적 재료에 대한 선호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태환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색 재료와 신선도 등 빵 자체의 경쟁력으로 고정 수요를 확보한 이후엔 비대면 소비 확대에 대비한 판매 채널의 다양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20-10-1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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