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마다 1대씩 팔리는 ‘그랜저’… 이유 있는 독주

3분마다 1대씩 팔리는 ‘그랜저’… 이유 있는 독주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0-08-03 17:28
업데이트 2020-08-0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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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연속 내수 판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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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
더 뉴 그랜저 현대자동차 제공
그랜저, 7월 1만 4381대 ‘불티’
“합리적 가격에 뛰어난 상품성”
외부 디자인도 ‘듣보’ 독창적 인식

“그랜저가 도대체 뭐기에 이렇게 잘 팔릴까.”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대박 행진은 자동차 업계 최대 수수께끼다. 지난해 10월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업계에서는 ‘망작’(망한 작품)이란 평가가 나왔고, 현대차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하지만 그랜저는 예상과 달리 신차 홍수 속에서도 매달 판매 1위를 굳건히 지켰고, 현대차가 코로나19 여파를 버텨내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무엇이 그랜저를 사게 하는 것일까.

3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 7월 1만 4381대가 팔리며 어김없이 승용차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동안 단 한번도 왕좌를 내주지 않았다. 월평균 1만 2840대, 하루 428대로 3분에 1대씩 팔렸다. 기아차·메르세데스벤츠·BMW 3사를 제외한 다른 국산·수입차 브랜드의 1년치 판매량을 그랜저 단일 모델로 한 달 만에 팔아치운 셈이다.

그랜저가 독주 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합리적인 가격과 수입차에 버금가는 상품성’이 꼽힌다. 추가 품목을 넣지 않은 ‘깡통’ 모델은 중형 세단 가격 수준인 3294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에 웬만한 선택 품목을 다 집어넣어도 5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동급 수입차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품목은 수입차 못지않다. 차체 길이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보다 60~70㎜가량 더 길다.

일부 논란이 있었던 외부 모습은 차츰 ‘듣도 보도 못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인식됐다. 고객들도 “처음엔 이상했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그랜저가 과거 딱딱한 느낌의 ‘아빠차’에서 부드러운 선을 강조한 ‘오빠차’로 변신하면서 구매 연령층이 확대된 것도 판매량 상승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 시장도 코로나19 충격파에서 차츰 회복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7월 판매 실적은 지난해 7월 대비 12.5% 줄었다. 지난 6월 대비 감소폭은 10% 포인트 줄었다. 국내 판매는 28.4% 늘었지만, 해외 판매에서 20.8% 감소했다. 기아차는 전년 대비 3%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국내 판매는 0.1%, 해외 판매는 3.7% 줄었다. 감소폭은 지난 6월 대비 10% 포인트 낮아졌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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