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 “임의설정 장치 사용한 적 없어”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이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한국닛산 캐시카이 차량의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가 다른 경유차량처럼 파이프가 아닌 고무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6.5.16 연합뉴스
그동안 최고 품질의 대명사로 불리던 일본 수입차의 신뢰도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한국닛산이 수입 판매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시카이’에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하는 임의 설정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폴크스바겐그룹이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리콜 및 보상 후폭풍을 맞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한국닛산의 경우 폴크스바겐그룹처럼 특정 엔진 차량의 모델들이 다 걸린 게 아니라 ‘캐시카이’라는 1개 차종만 적발돼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가능성이 크다.
환경부는 다케히코 기쿠치 한국닛산 사장을 제작차 배출허용기준 위반과 제작차 인증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닛산 측은 이날 취재진에 배포한 입장 자료를 통해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한국닛산은 “캐시카이는 유럽에서 유로6 인증을 충족했듯이 한국에서도 적법한 인증절차를 통과했다”며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당사가 제조하는 어떠한 차량에도 불법적인 조작 및 임의설정 장치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경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이번 사안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캐시카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 11일까지 국내에서 814대가 팔렸다.
판매 대수는 많지 않지만 이번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한국닛산을 포함한 일본 수입차 전체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한국닛산을 포함해 도요타, 혼다 등이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으나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차에 밀려 판매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닛산은 올해 1~4월 1816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2.46%로 수입차 10위권 수준이다.
앞서 미쓰비시 자동차는 최근 일본에서 자사 생산 차량의 연비 테스트 결과를 조작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조작을 거쳐 판매한 자동차 수는 자사의 ‘eK 왜건’와 ‘eK 스페이스’, 닛산자동차용으로 생산한 ‘데이즈’와 ‘데이즈 룩스’ 등 경차 4종에 걸쳐 지난달까지 총 62만 5000대에 달한다. 조작이 시작된 시기는 2013년 6월이었다.
다행히 이번 환경부 조사에서는 한국닛산 ‘캐시카이’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들은 실내 인증 기준 이내로 판명받아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이에 해당하는 차종은 현대차 쏘나타, 한국GM 트랙스, 쌍용차 티볼리, 기아차 스포티지, 아우디 A3 등이다.
다만 실외 도로 주행 시 ‘캐시카이’ 다음으로 질소산화물을 높게 배출한 것으로 나타난 QM3는 르노삼성에서 올해 말까지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