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은 액션캠, 성능은 디카… ‘브이로그 시대’ 널 공유하겠어!

모양은 액션캠, 성능은 디카… ‘브이로그 시대’ 널 공유하겠어!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9-04-11 17:30
업데이트 2019-04-1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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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체험 시점] IT 전문 유튜버가 직접 써봤다… 소니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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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정곰전자’를 운영하는 정지훈씨가 소니의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를 이용해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중 뒤로 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정씨는 “버스 소음에도 목소리가 또렷하게 녹음돼, 다시 녹음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튜버 정지훈씨 제공
유튜브 채널 ‘정곰전자’를 운영하는 정지훈씨가 소니의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를 이용해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중 뒤로 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정씨는 “버스 소음에도 목소리가 또렷하게 녹음돼, 다시 녹음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튜버 정지훈씨 제공
유튜브가 블로그 시대의 막을 내리고 ‘브이로그’ 시대를 열었다. 브이로그는 ‘영상’(Video)과 ‘블로그’를 합성한 말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 일상, 영화, 게임, 뷰티, ‘먹방’, 리뷰 등 동영상을 올리며 ‘1인 미디어’를 자처하는 브이로거들도 엄청나게 많아졌다. 세계 카메라 시장 3위인 소니가 브이로거를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할 정도다. 소니가 최근 브이로그 촬영에 알맞게 출시한 카메라 RX0 M2(마크2)를 전자·정보기술(IT) 리뷰 전문 유튜버인 정지훈씨에게 써 보게 했다. 유튜브 채널 ‘정곰전자’에서 75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정씨는 주 2~3회씩 꾸준히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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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최근 출시한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의 개봉 직후 모습. 유튜버 정지훈씨 제공
소니가 최근 출시한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의 개봉 직후 모습.
유튜버 정지훈씨 제공
제품 형태는 고프로로 대표되는 ‘액션캠’과 비슷하다. 손에 잡는 봉 형태의 거치대에 끼워, 들고 다니면서 촬영하기 좋게 만들어졌다. 정씨는 제품을 개봉한 뒤 “단단하다는 첫 느낌을 받았다”면서 “내구성이 상당한 고프로나 소니의 ‘X3000’ 따위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엄청난 내구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소니코리아는 제품이 2m 높이에서 낙하한 충격과 200㎏의 무게를 견딘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씨는 “방송용 카메라의 묵직한 무게감과 더불어, 충격으로 인한 제품 보호를 위해 설계된 단단함이 적절히 섞인 느낌”이라면서 “무게는 측면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손끝에 전해지는 단단한 질감은 무게감을 상쇄하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초소형 카메라 중 뷰파인더에 ‘틸트’ 기능이 탑재된 제품은 처음 경험해 봤다”고 말했다. 틸트 기능은 뷰파인더 각도를 상하로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걸 말한다. 틸트 기능이 있으면 촬영자가 키보다 높은 위치나 바닥에 가깝게 낮은 위치에 카메라를 두고 찍을 때도 뷰파인더를 잘 볼 수 있다. 정 씨는 “몸을 온전히 내놓고 찍을 수 없는 절벽이나 옥상에서 저 아래 바닥 면을 찍어야 하는 ‘직부감샷’ 등을 찍을 때 상당히 도움이 되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이 보통 액션캠과 달리 웬만한 콤팩트디지털카메라 수준의 매뉴얼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정씨가 높게 평가한 부분이다. 그는 “많은 브이로거들이 액션캠을 쓰지 않는 이유는 감도(ISO), 셔터 스피드, 조리개 값 등을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라면서 “액션캠 대신 쓰는 하이엔드 콤팩트디지털카메라는 무게감과 즉각적인 반응성, 동영상보다는 스틸 사진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브이로거용 카메라는 녹음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면 시끄러운 곳에서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씨는 촬영 중 바로 옆에 마을버스가 지나가자 방금 전 했던 말을 다시 녹음했다고 한다. 경험상 버스 소음에 말소리가 묻혔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씨는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그 부분을 다시 녹음할 필요가 없었다는 걸 알았다”면서 “생각보다 버스 소음은 작고, 목소리가 선명하게 녹음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이로그에서 사진, 영상 등은 부차적인 문제이며 정말 중요한 것은 음성 녹음인데 이 제품은 그 간 경험했던 수많은 카메라 중 발군의 녹음 기능을 지원한다”면서 “수많은 주변 소음은 최대한 억제되고, 음성은 최대한 양질로 녹음이 되며, 카메라 앞에서 말하든 뒤에선 말하든 녹음 품질이 일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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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의 액정표시장치(LCD) 뷰파인더를 세운 모습. 유튜버 정지훈씨 제공
소니의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의 액정표시장치(LCD) 뷰파인더를 세운 모습.
유튜버 정지훈씨 제공
정씨는 “놀라운 화질은 확실히 인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깔끔하게 찍히고 현장의 생동감과 영상의 선예도(선명도) 역시 훌륭해서, 마치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로 찍은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스마트폰으로 4K(3840×2160) 해상도로 촬영이 가능하다고 해도, 1인치 이미지 센서를 당해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품이 4K로 다양한 전문 영상 압축 기술을 지원한다는 점에 정씨는 적잖이 놀랐다. 그는 “제품은 고도의 영상 압축을 동반하는 ‘AVCHD’ 코덱뿐 아니라, 무압축에 가까운 고화질 코덱인 ‘XVAC’를 지원한다”면서 “정말 놀라운 것은 영화, 드라마 제작 때나 필요한 ‘s-log2’(로그) 촬영까지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그 촬영은 보이는 모든 상황의 정보를 모두 담고 있는 영상 포맷”이라면서 “영화 ‘매트릭스’의 유명한 ‘불릿 타임’ 영상도 로그 촬영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찍을 수 있다고 보면 쉽다”고 정씨는 설명했다.

물론 정씨는 제품 단점도 여러 개를 꼽았다. 우선 그는 “촬영한 내용을 현장에서 모니터링할 때 음향이 다소 끊어진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면서 “대다수의 액션캠과 달리 제품은 카메라 자체에서 녹음된 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일 수 있지만 소리가 끊어져서 재생되기 때문에 처음 사용할 땐 녹음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액션캠과 하이엔드 콤팩트디지털카메라의 단점은 빼고 장점만 담았지만, 각각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진 못했다는 점도 정씨가 꼽은 단점이다. 그는 “제품은 콤팩트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을 그대로 줄여놓다 보니 상황에 따라 자동 초점 기능은 수월하지 않았다”면서 “액정표시장치(LCD) 뷰파인더가 너무 작아서 초점 등을 잘못 맞추고 찍었을 때 현장에서 이를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현장 상황이 급변하고 시시때때로 상황을 담아야 하는 브이로거들에게는 다소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정씨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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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  유튜버 정지훈씨 제공
소니 브이로거용 카메라 RX0 M2.
유튜버 정지훈씨 제공
접사 기능이 없다는 점, 4K 촬영 시 초당 60프레임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도 정 씨가 꼽은 단점이다. 그는 “사람 눈으로 봤을 때, 30프레임과 60프레임 사이에 큰 차이를 못 느끼지만,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는 차이가 크다”면서 “고만고만한 화질로 승부 하는 마당에 초당 프레임이라도 높아야 할 텐데, 지원이 안 되니 자주 사용하게 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정씨는 “액션캠인 줄 알고 접근했는데 성능이 하이엔드 콤팩트디지털카메라라서 한 번 놀라고, 셔터를 누를 때 고정되는 초점, 접사 기능 부재 등 미흡한 부분에서 두 번 놀랐다”고 총평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실 이렇게 까다롭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떤 브이로거에게든 권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브이로거인 정씨는 주로 ‘아이폰X’를 카메라로 쓴다고 한다. “큰 카메라는 비싸고 부담스러우며, 운용도 쉽지 않은데, 그렇다고 액션캠으로 하자니 광각이 기본으로 세팅돼 있고 화질 저하 문제도 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그는 RX0 M2에 관해 “브이로거 입장에서 이런 단점들을 상쇄하고 자신이 만들어갈 이야기를 담아 내기에 충분한 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진, 동영상 모두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촬영할 수 있으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모두 다 잘 담아주는 아주 좋은 도구”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9-04-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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