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3개월 만에 0.2%P 상향
올해 0%대 저성장이 예고된 한국 경제가 내년 ‘내수 회복’을 발판 삼아 성장률이 ‘V자 반등’을 이룰 거란 국책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2%대 성장률을 기록할 거란 장밋빛 전망도 제기됐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노동·자본·기술 등 생산 요소를 모두 활용해 물가 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경제 기초체력에 해당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잠재성장률 3%’ 달성에 본격 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8%로 전망했다. 지난 8월 내놨던 전망치 1.6%를 3개월 만에 0.2% 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도 0.8%에서 0.9%로 0.1% 포인트 높여 잡았다.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두 배에 이르는 성장 폭으로 반등할 거란 전망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2%를 제시한 바 있지만, 그간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던 국책 연구기관의 상향 조정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KDI는 내년 1.8% 성장률을 전망한 배경으로 ‘내수 회복세’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건설 경기 회복이 성장 동력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올해 -9.1%에서 내년 2.2%로 크게 증가하며 부진에서 탈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내년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소폭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KDI가 추산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1.8%, 내년 1.6%다. OECD 추산치 올해 2.02%, 내년 1.98%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잠재성장률 수준까지 반등할 거란 전망은 일치한다. 미국발 관세 충격파로 올해 실질 성장률(0.9%)은 잠재성장률에 1% 포인트가량 못 미치지만, 내년에는 경제 기초체력을 최대한 발휘해 GDP를 끌어올리게 될 거란 의미다. 다만 ‘잠재성장률 3%’ 달성과 관련해 KDI는 “경기 부양책만으론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없기 때문에 구조적인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며 경제 전반에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경제와 민생회복의 불씨를 더 키워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인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도 이날 ‘2026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의 내년 실질 GDP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올해 1.0%에서 성장 폭이 두 배가량 커질 거란 예측이다.
경제 반등의 동력은 KDI와 마찬가지로 ‘내수 회복’을 꼽았다. 김현태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가 동반 회복하는 가운데 건설 투자가 기저효과로 소폭 반등하고 설비 투자도 완만하게 증가하는 등 내수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3%에서 내년 1.6%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내년 예정된 소비 부양책 효과로 내년 상반기까지 탄탄한 회복 흐름이 나타날 거란 관측이다. 다만 국민 소득 여건의 구조적인 개선이 불투명하고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돼 소비 회복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완만해지는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2025-11-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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