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건설 신임 사장, 재무통→현장통, 왜?

삼성물산·현대건설 신임 사장, 재무통→현장통, 왜?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20-12-16 15:05
업데이트 2020-12-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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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양대 산맥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새 사령탑이 재무통에서 현장 전문가로 일제히 교체됐다. 성장 주도의 ‘현장형’ 인사들이 배치되면서 국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시장을 둘러싼 업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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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준 현대건설 신임 사장. 현대건설 제공
윤영준 현대건설 신임 사장. 현대건설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윤영준(64) 신임 사장은 사업관리실장, 공사지원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33년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형 리더로 통한다. 직전 수장이었던 박동욱 사장은 현대차그룹 재경사업부장, 현대건설 재경본부장을 지낸 재무 전문가였다. 오세철(58) 삼성물산 건설부문 신임 사장은 첫 기술직 출신의 대표로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 현장 경험이 풍부한 현장 전문가다. 이영호 사장을 비롯한 전임자 대부분이 재무 출신인 것과 대조된다. 최근 건설업계에선 재무통 CEO들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나 이번 인사로 트렌드가 바뀐 셈이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신임 사장. 삼성물산 제공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신임 사장. 삼성물산 제공
두 회사가 이처럼 변화를 시도하고 나선 데에는 ‘실적 부진’이 이유로 꼽힌다. 올 들어 유의미한 실적을 거둔 건설사는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주택사업에서 성과를 낸 업체들이다. 반면 해외 플랜트나 인프라 사업에 보다 많은 비중을 할애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영업손실이 났다. 올해 3분기 현대건설의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1.5%, 삼성물산은 12.7%를 기록했다.

두 신임 CEO는 앞으로 국내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 사업 쪽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윤 신임 사장은 지난해 국내 정비시장에서만 2조 8322억원을 따내 업계 1위 수주 실적을 달성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신임 사장도 승진 발표 다음날인 지난 9일 수도권 일대 재개발 현장을 시찰하는 등 현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준법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열경쟁이 일반화된 도시정비사업 참여에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은 코로나19에 따른 비용 발생을 줄이기 위해 해외 플랜트나 인프라사업 대신 국내 주택사업이 유망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새 사령탑의 지휘 아래 ‘주택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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