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출 가능해요?” 수원·안양 은행 하루종일 문의전화 빗발

“오늘 대출 가능해요?” 수원·안양 은행 하루종일 문의전화 빗발

홍인기 기자
홍인기, 백민경, 하종훈 기자
입력 2020-06-18 19:00
업데이트 2020-06-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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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 대책’ 발표에 시민 반응

은행 “18일까지 대출완료해야 규제 피해”
검단 입주예정자 靑국민청원에 해제 호소
재건축 조합원 “아파트 한 채도 투기라니”
안전진단 강화에 목동 등 재건축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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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떨어질까
수도권 집값 떨어질까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요건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주택시장 과열요인 관리방안’을 발표한 17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전세·매매가격을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으로 19일부터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인천, 경기 서남부, 대전, 청주 지역 시중은행에는 18일 하루종일 대출 문의가 쏟아졌다. 매매 계약을 앞두고 있거나 계약금만 내고 추후 대출을 받으려 했던 이들이 줄어든 대출 한도와 규제 적용 시점을 묻느라 영업점에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다.

대책에 따라 비규제지역은 무주택자 기준으로 집값의 70%까지 대출할 수 있지만, 조정대상지역이 되면 이제 9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넘는 집을 사면 LTV가 20%로 더 쪼그라든다.

투기과열지구가 된 수원, 안양 시중은행 영업점에선 매매계약 뒤 소유권 이전을 준비 중인 고객 전화가 몰렸다. 수원 A은행 관계자는 “18일까지 대출 신청을 완료해야만 6·17 대책 이전의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잔금 일정에 여유가 있었던 계약자들이 서둘러 대출 가능금액과 필요한 증빙 서류를 묻느라 전화가 내내 빗발쳤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비롯해 기존 규제 대상이었던 지역의 은행 창구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갭투자가 사실상 금지됐기 때문에 전세대출을 받으면서 주택 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고객들 문의가 일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매입하면 전세 대출을 막는 규제는 다음달 중순쯤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줄어드는 대출한도로 반발하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편입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해제를 호소했다. 자신을 검단신도시 분양을 받은 사람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자넌 17일 “검단신도시는 올해 2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됐고 아직 분양일정도 많이 남아 입주민 없는 빈 땅”이라며 “검단 주변 가격은 3억원도 되지 않는데 10억원 넘는 투기과열지역과 동일 선상이라니 과한 처사”라고 호소했다.

2년의 거주 기간을 채우지 못한 재건축 집주인들의 혼란도 컸다. 지금까지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소유자에게 조합원 자격이 부여됐지만 이제는 2년간 살아야 하는 조건이 붙어서다. 재건축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고 밝힌 청원인은 “최소한 재건축 아파트 1채만 보유한 조합원은 제외시키거나 거주 요건을 채울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다주택자가 재건축 구매하는 게 투기지, 해당 아파트 한 채만 가진 게 투기인가”라고 지적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는 소식에 서울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 송파구 잠실동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잠실주공5단지에서 영업하는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잠실동이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고 하는데, 허가 조건이 대체 무엇이냐”고 반발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방안이 담기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사업 추진 지역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중개업소에서도 “ “형평성 논란에 따른 민원이 속출하고, 사업을 일시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갭투자 수요 감소로 이들이 공급하는 전세매물이 줄어 전체 전세시장의 공급 위축과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갭투자 수요 감소와 자가 이전 수요의 숨 고르기, 분양 대기 수요 등으로 임대료 상승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0-06-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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