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요도관 개발’ 김종정 아폴론 대표
“벤처 성장 위해 인허가 간소화 필요”김종정 아폴론 대표가 1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생산시설에서 환자들의 통증과 감염 위험을 줄인 항균 요도관(카테터)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아폴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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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와 실리콘 소재를 만드는 벤처기업 아폴론의 김종정(50) 대표는 1일 자사가 개발한 ‘항균 요도관’(카테터)에 대해 “요도에 넣고 뺄 때의 엄청난 고통을 줄여 주고 감염도 막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요도관은 큰 수술을 받거나 스스로 소변을 못 보는 환자들이 쓴다. 문제는 통증과 감염이다. 요도에 넣을 땐 윤활제를 발라 그나마 고통이 덜하다. 뺄 때 훨씬 아프다. 관을 끼우고 며칠 지나면 요도에 달라붙어서다. 김 대표는 “환자들은 ‘창자까지 쓸려 나가는 아픔’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관에 세균이 붙어 요로감염 가능성도 크다. 아폴론은 요도관 재료인 실리콘에 항균물질 산화아연을 합성했다. 산화아연이 정전기를 만들어 관에 세균이 붙지 못하게 한다. 관이 요도에도 잘 붙지 않아 뺄 때도 통증이 작다. 김 대표는 “일반 요도관은 5일에 한 번꼴로 바꾸는데 항균 요도관은 17~20일을 쓴다”며 “일반 요도관을 쓰면 감염을 막기 위해 환자들이 항생제를 많이 먹는데 항생제 오남용 문제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45살에 창업했다. 전에는 의료기기 제조사와 반도체 회사에서 일했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글로벌 대기업의 횡포 때문이다. 그는 “2011년 외국 기업과 협업해 이 회사의 항균 요도관을 국내에 출시하려고 했는데 이 회사가 갑자기 철수하고 국내 특허를 냈다. 우리 업체들은 항균 요도관을 팔지도 만들지도 못하게 된 것”이라며 “이때부터 새 기술을 개발하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은 요도관에 항생제나 금속 나노입자를 코팅하는 기술을 썼다. 항생제 내성 반응이 생기거나 금속입자가 떨어져 나가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었다. 아폴론의 요도관은 이런 부작용도 없다.
김 대표는 임상시험까지 마치고 지난해부터 항균 요도관을 국내 대형병원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달 10억원짜리 계약도 맺었다. 지난해 4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4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 대표는 “곧 미국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여 수출을 추진 중”이라며 “호흡기와 심혈관계 항균 카테터도 개발 완료 단계”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여전히 벤처 창업과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는 “의료기기의 경우 초기 3년은 인허가, 5년까지 임상시험, 7년까지는 제품이 시장에서 자리잡는 기간”이라며 “5년은 적자를 볼 수밖에 없어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인허가 기간을 줄여 주면 의료기기는 물론 기술 벤처들이 더 잘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20-03-02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