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임금 불평등 줄었지만 임금 상승률이 낮아진 하향 평준화”

“2008년부터 임금 불평등 줄었지만 임금 상승률이 낮아진 하향 평준화”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9-07-30 22:18
업데이트 2019-07-3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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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정책포럼 보고서

대졸자 공급 늘어 중상위 임금 정체
교육·기술 혁신 통해 생산성 높여야


2008년부터 우리나라 근로자 간 임금 불평등은 줄었지만 이전보다 임금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하향 평준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혁신과 대졸자 수요는 정체된 반면 대졸자 공급은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교육 혁신과 기술 진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30일 KDI 정책포럼에 실린 ‘임금격차는 어떻게, 왜 변해 왔는가?’ 보고서를 통해 “1980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 근로자의 임금 불평등이 개선과 악화를 반복했고 전반적으로 임금 상승은 둔화됐다”면서 “2008~2016년에는 임금이 하향 평준화됐다”고 분석했다.

고 위원은 근로자의 임금 불평등도 추이를 1기(1980~1994년), 2기(1995~2007년), 3기(2008~2016년)로 나눠 분석한 결과 1기에는 임금이 상향 평준화된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 시기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은 연평균 6.6% 올랐는데, 중위 임금과 하위 10% 근로자의 임금은 각각 9.2%씩 올랐다. 이는 중화학공업 등에서 숙련된 고졸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대졸자와의 임금 불평등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2기는 임금 불평등이 확대된 시기로, 상위 10%의 임금은 연평균 5.6% 상승한 반면 중위 임금이나 하위 10% 임금은 각각 4.0%,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보기술(IT) 발달에 따른 대졸 고숙련 인력의 생산성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으로 임금 불평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인 3기에는 임금의 연평균 상승률이 상위 10%(1.1%), 중위(1.1%), 하위 10%(3.0%)를 막론하고 모두 둔화됐다. 중상위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 정체되면서 역설적으로 임금 불평등도가 개선된 것이다. 고 위원은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둔화되고 기술 혁신이 정체된 상태에서 대졸자에 대한 수요는 정체됐다. 하지만 진학률이 높아지며 대졸자 공급은 연평균 4.3%씩 증가해 대졸 임금 프리미엄이 다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 위원은 “임금은 생산성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볼 때 규제 완화, 산업 구조조정, 교육, 노동 등 부문별 개혁을 통해 혁신과 기술 진보를 촉진해야 한다”면서 “대학 교육의 양적 확대보다 뒤처진 대학을 중심으로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9-07-3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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