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뭉칫돈 맡기는 자산가들,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

뭉칫돈 맡기는 자산가들,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9-01-13 23:08
업데이트 2019-01-14 02: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0억 넘는 정기예금 1년 새 7.9% 늘어
도·소매업 대출 증가, 금융위기 후 최고

지난해 은행의 정기예금과 도·소매업 대출이 각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뭉칫돈을 은행에 맡기는 자산가, 경기 침체의 여파로 빚을 내 버티는 자영업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668조 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2조 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로는 2010년 95조 9000억원 이후 최대다.

특히 10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쌓아 둔 정기예금 계좌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10억원이 넘는 정기예금 계좌는 4만 1000개로 1년 전 3만 8000개보다 7.9% 증가했다. 이는 2012년 3월 말(4만 3000개)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식·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금리 연 2.15%… 3년 10개월만에 최고

한국은행이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은행들이 예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예금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는 지난해 11월 기준 연 2.15%에 달했다. 이는 2015년 1월(연 2.18%) 이래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기예금 가운데 2%대 금리 비중은 지난해 11월 54.8%로 올라섰다. 이 비중은 2015년 2월 이후 가장 높다.

금융당국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도 한몫했다. LCR은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규제 비율이다. LCR 최저한도는 2017년 90%에서 지난해 95%로 높아졌고 올해는 100%가 됐다. 은행으로선 LCR 비율을 맞추려면 예금 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더 들여와야 한다.

●도소매업 대출 141조… 1년새 9.7% 증가

한편 도·소매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41조 7378억원으로 1년 전보다 9.7%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2.8%)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은 2017년 2분기 5.0%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자영업종인 도·소매업체들이 업황 부진 등에 맞닥뜨리면 대출 부실 위험이 경제 전반에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업 생산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분기 2.2%, 2분기 1.6%에 이어 3분기 -0.3%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폭은 2013년 3분기(-0.5%) 이후 가장 컸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내내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년 전보다 도·소매업 취업자가 2.3% 줄어들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9-01-14 2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