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신약 기술수출 ‘시험대’ 오르나

한미약품, 신약 기술수출 ‘시험대’ 오르나

입력 2016-12-29 11:06
수정 2016-12-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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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덜 된’ 기술수출 vs 신약 개발 성장통…의견 분분

지난해 연이어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리며 한껏 성가를 높이던 한미약품이 잇따라 터져 나오는 악재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지난해 5개 다국적 제약사와 체결한 기술수출 중에서 2개사와의 계약이 전면 해지되거나 일부 수정되면서 ‘설익은’ 성과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약 개발의 경우 단순히 기술수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견도 있다.

29일 제약업계는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지속형 당뇨 신약 ‘퀀텀프로젝트’ 3개 후보물질 중 1개 후보물질인 지속형 인슐린의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에 이어 사노피와의 계약마저 일부 해지되자 아무리 계약규모가 크더라도 상업화되지 않으면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는 신약 개발의 내재적 한계가 또다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약업계에서는 기술수출은 미래에 받을 수익까지 총 계약규모로 공개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기대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특히 퀀텀프로젝트의 경우 총 계약규모가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수준인 데다 당뇨병 치료제 부문의 강자로 군림하는 사노피가 거액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계약 해지와 개발·허가 단계에서 받을 수 있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가 감액되면서 총 계약규모는 4조8천억원에서 3조6천5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단순히 총 계약규모로 기술수출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이 한계가 있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당시에도 총 계약규모(약 8천500억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만 받고 임상을 중단했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계약규모 총액과 기술수출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막연한 기대를 하는 건 좋지 않다”며 “특히 퀀텀프로젝트의 경우 워낙 기대가 컸기 때문에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퀀텀프로젝트 중 지속형 인슐린을 제외한 나머지 2개 물질(지속형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이 올해에서 내년으로 지연되는 등 좋지 않은 신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 비용 역시 한미약품이 일부 부담하는 것으로 조건이 바뀌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를 한미약품이 좀 더 개발해 사노피에 넘겨준다는 것도 ‘준비 덜 된’ 기술수출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과를 마냥 매도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한미약품이 주장한 바와 같이 ‘신약 개발의 성장통’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안타까운 소식이긴 하지만 나머지 2개 후보물질의 계약이 유지됐다는 점을 더 주목해야 한다”며 “계약규모는 물론 가능성 또한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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