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北 풍계리 인근 지진은 핵실험 아닌 자연지진”

“2010년 5월 北 풍계리 인근 지진은 핵실험 아닌 자연지진”

입력 2016-12-21 10:02
업데이트 2016-12-2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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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獨 공동연구진 핵실험장 인근 지진파 분석

5년여 전 북한 핵실험장인 풍계리 인근의 지진은 핵실험이 아닌 자연지진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와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BGR)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지난 2010년 5월 12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부근에서 발생한 지진파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라기 보다는 ‘자연지진’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지진학회지(BSSA)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를 이끈 김원영 컬럼비아대 교수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정확한 분석을 위해 북한 핵실험장에서 370km 정도 떨어진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무단장(牡丹江) 관측소에서 1994~2016년 사이에 일어난 지진파형을 모아 ‘지진’과 ‘폭발’을 구분할 수 있는 판별 함수 모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모델로 분석하면 핵실험 폭발, 광산발파 등으로 일어난 인공지진과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의 지진파는 파형에서 극명한 차이가 난다. 2010년 5월 12일의 지진파를 모델에 적용하자 인공지진보다는 자연지진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미 관측된 파형 자료를 이용해 지진과 폭발의 분별을 위한 객관적인 절차를 개발하고 적용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며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은 지진이나 폭발도 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 2009년, 2013년, 2016년 총 5회 지하 실험을 수행한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0년 5월 지진파의 발생지는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4~10km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2010년 핵실험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결과도 여럿이다. 2012년 스웨덴 연구진은 2010년 5월 북한의 핵실험 결과 나온 방사성물질을 한국·일본·러시아의 핵물질 감시 관측소 데이터 등에서 확인했다고 주장했고, 지난해 중국 연구진은 북한의 핵실험을 지진검측으로 확인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연세대 지질학과(현 지구시스템과학과)를 졸업하고 스웨덴 웁살라대에서 지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와 웁살라대 연구원을 거쳐 1989년부터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에서 재직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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