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유라 지원 후회”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삼성, 국민연금 ‘합병 찬성’ 알고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유라 지원 후회”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삼성, 국민연금 ‘합병 찬성’ 알고 있었다”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6-12-06 23:10
업데이트 2016-12-0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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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로 본 ‘재벌 청문회’

6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서는 출석한 9개 대기업 증인 중 삼성에 의원들의 질문이 쏠렸다. 오전 청문회 동안 거의 대부분의 질문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중됐다. 특히,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에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했는지는 시종 ‘뜨거운 감자’가 됐다. 당시 삼성이 제시한 합병 비율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쳐지면 국민연금에 손실을 끼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의결권 전문위원회와 같은 절차를 생략한 채 삼성의 구상대로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최근 증폭되고 있다.

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눈을 감거나 물을 마시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눈을 감거나 물을 마시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국민연금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에게 10억원대 마장마술용 말과 체류비를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 부회장은 “최근에 보고를 받았는데,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자발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적절치 못한 방법으로 (승마) 지원을 한 것을 인정한다”면서 “후회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여러 차례 최씨의 존재를 알게 된 시점을 이 부회장에게 캐물었지만 이 부회장은 “기억을 못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임시주총이 임박한 지난해 7월 17일 이 부회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면담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당시 두 명의 만남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도 청문회에서 새로 나왔다. 홍 전 본부장은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을 통해 몇 차례 이 부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홍 전 본부장에게 삼성의 새로운 사업계획,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청문회 참고인으로 출석한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도 이 부회장을 압박했다. 주 전 사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한화뿐 아니라 삼성 측으로부터도 합병 찬성을 종용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 전 사장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조직폭력배처럼 행동한다. 특정 건에 대해서 특정인이 반대하면 조직적으로 움직여 압박을 가한다”고 비난했다.

합병에 반대해 삼성물산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일성신약의 윤석근 대표도 참고인으로 출석해 “(합병 전) 삼성물산에서 5차례 정도 만나 합병에 찬성해 달라고 설득했다”면서 “국민연금이 반대하면 내(일성신약) 찬성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삼성 측에서 ‘연금은 다 됐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은 임의로 조정할 수 없고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통합 삼성물산 주가가 낮게 형성돼 국민연금이 평가차익을 입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통합 삼성물산은 1년밖에 안 된 회사이며 수익성이 높은 좋은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항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12-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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