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에 경제 챙기기 전념’…한은 총재 해외출장 취소

‘탄핵정국에 경제 챙기기 전념’…한은 총재 해외출장 취소

입력 2016-12-06 10:27
업데이트 2016-12-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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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중앙은행과 MOU 행사 연기…이주열 총재 “경제 면밀히 점검해야”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국 혼란에 한국은행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오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지 않을까 촉각을 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초 이달 4∼7일 예정돼 있던 라오스 출장을 취소하고 한은 본관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은과 라오스중앙은행은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한은은 그동안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 중앙은행들과 MOU를 체결하고 지급결제 등의 업무에서 기술 및 인력을 지원해왔다.

한은 관계자는 “총재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 국정조사 등 엄중한 국내 상황을 고려해 해외출장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대신 이 총재는 지난 5일 집행간부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하며 경제 현안을 살폈다.

회의에서는 탄핵안 발의 등 국내 정치 및 경기 상황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보통 임원회의는 한 시간 정도 진행되지만, 이번 주에는 열띤 토론이 이어지면서 두 시간 가까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 자리에서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경제 상황과 전망을 면밀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어지러운 정치가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위험)가 한국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씨티그룹, 바클레이즈 등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올해 4분기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정치 불안 탓에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불안감을 더한다.

지난 11월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5.8로 10월보다 6.1포인트 급락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69.9%)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정치적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올해 4분기에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가 반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7%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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