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1 감자 결정에 대우조선 10만 소액주주 ‘분통’

10대1 감자 결정에 대우조선 10만 소액주주 ‘분통’

입력 2016-11-25 16:55
업데이트 2016-11-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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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정지 4개월째…일러야 내년 3월 이후에나 거래 재개될 듯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감자 안건을 처리함에 따라 10만 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의 투자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은 이날 인터넷 주식게시판 등에서 감자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bak5****이란 필명을 쓰는 한 투자자는 “소액주주는 미세하게 한다더니…결국 회계 믿고 산 주주만 바보인가”라며 감자비율과 관련한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투자자(king****)는 “죄없는 개인투자자만 죽어나가게 생겼다”며 “대우조선 관련 나쁜짓 한 ×들 몽땅 사형시켜야 한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우조선의 소액주주 비율은 37.8%로, 인원 수로는 10만8천여 명에 달한다.

이날 의결된 안건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10대 1 감자가 이뤄진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경우 작년 12월 유상증자가 있기 전에 보유했던 주식 약 6천만주는 전량 소각된다.

유상증자로 보유하게 된 나머지 주식에 대해서는 소액주주와 마찬가지로 10대 1 감자가 이뤄진다.

소액주주들과 노조는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대주주와 동일한 10대 1의 감자 비율을 적용받게 됐다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산은은 일부 무상소각이 이뤄지는 만큼 “대주주의 경영책임 이행 차원에서의 차등 감자를 추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손실 우려에 대해선 주식회사 제도 특성상 지분율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허위로 꾸며진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했다가 날벼락을 맞은 소액주주들은 현재 주식거래 자체가 정지된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주식은 대규모 분식회계와 전직 임원들의 횡령 혐의가 드러난 후인 올 7월15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정지 직전 주가는 4천480원이었다.

이는 수조원대의 누적손실이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한가(-30%)로 추락했던 작년 7월15일 주가(8천750원)와 비교해도 반토막 수준이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이미 엄청난 평가손실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10대1 감자 후에 주권거래가 재개되면 주가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추가 손실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상장 적격성 여부를 평가하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에 내년 9월28일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한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감자와 자본확충 등을 통해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면 주권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 여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자본을 확충한다고 해도 조선업황을 고려할 때 경영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사업보고서 내용이 확정되는 내년 3월께 대우조선해양 측의 요청이 있으면 기업심사위를 열어 거래 재개 문제를 논의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영업의 지속성 측면, 안정적 매출 발생 여부 등까지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주권 거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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