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담보 선취득’ 한진해운에 600억 지원…조건부로 실제 지원 어려울 듯

대한항공 ‘담보 선취득’ 한진해운에 600억 지원…조건부로 실제 지원 어려울 듯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9-10 20:36
업데이트 2016-09-1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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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한진해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로비의 선박 모형.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건이 붙었다. ‘담보 선취득’ 조건부로 실제로 지원이 이뤄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대한항공은 10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 지원 안건과 관련, 해운이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운영사 TTI) 담보를 먼저 취득한 후 자금을 대여하는 조건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 지원의 시급성을 감안해 선 지원 후 담보로 즉시 진행하고자 했으나 사외이사들이 배임 등 법적 문제와 관련한 장시간 토의 끝에 담보 확보 후 지원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줄 계획이었다.

당초 회사 경영진은 신속한 지원을 위해 600억원을 먼저 집행하고 나중에 담보를 설정하자고 이사회에 제안했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 자산을 담보로 잡을 수 있는지 불확실한 데다 대한항공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해 배임 등 법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담보를 먼저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대한항공이 지난 8일과 9일 잇따라 개최한 이사회에서도 이런 의견 차이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었다.

현재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잡으려면 한진해운이 이미 담보 대출 중인 6개 해외 금융기관과 또 다른 대주주인 MSC(보유 지분 46%)로부터 모두 동의를 받아야 한다.

결국 이들 중 한 주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대출이 불가능한 셈이다.

만일 전부 동의한다 해도 담보를 설정해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물류대란을 조기에 수습할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조양호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지원하기로 한 400억원만으로는 세계 곳곳에서 발이 묶인 한진해운 선박의 운항을 정상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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