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硏 한국 부자 보고서
5년새 증여·상속 재산축적 2배로자수성가형은 갈수록 줄어들어
부동산 51%… 금융자산 앞질러
KB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자산이 10억원 넘는 400명을 설문조사해 ‘2016년 한국 부자 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자산 30억원 미만 부자의 경우 ‘사업체 운영’(34%)이 재산 형성의 가장 주된 요인인 반면 100억원 이상 부자는 증여·상속 비중(40%)이 가장 높았다. 사업과 투자 등으로 ‘작은 부자’는 될 수 있어도 ‘큰 부자’가 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부자로 가는 길목에서 증여·상속의 사다리 역할은 지난 5년 동안 훨씬 중요해졌다. 주된 자산 축적 방법으로 부모로부터의 증여·상속을 꼽은 비율은 2011년 13.7%에서 올해 26.3%로 가장 크게 늘었다. 사업체 운영이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28.4%에서 38.8%로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모았다는 응답은 45.8%에서 21.0%로 급감했다. 월급을 모아 부자가 됐다는 응답은 7.5%에 그쳤다.
젊은 세대의 자수성가가 힘들어졌다는 것은 부모 세대의 인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녀들이 나만큼 잘살기는 어렵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58.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보통이다’와 ‘아니다’는 각각 30%. 11.8%였다. ‘자녀 세대는 자수성가하기 힘들다’는 질문에는 7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들의 자산 구성을 보면 부동산자산(주택·건물·상가·토지 등)이 51.4%로 금융자산(43.6%)보다 높았다. 예술품과 회원권 등 기타자산은 5%였다. 국내 가계의 평균 금융자산 비중 26.5%와 비교해 금융자산 비중이 훨씬 높았다. 서정주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은 2012년(35.6%) 이후 지속되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낮아진 부동산 투자수익률, 보험·연금 등 장기 금융자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지난해 기준 21만 1000명으로 전년(18만 2000명) 대비 15.9% 늘었다. 우리 국민의 0.41%에 불과한 이들은 가계 전체 금융자산의 15.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6-07-07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