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이동걸의 고민..대우조선 추가지원에 삼성重 만기도래

깊어지는 이동걸의 고민..대우조선 추가지원에 삼성重 만기도래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6-06-22 17:43
업데이트 2016-06-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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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사진) 산업은행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부터 여신 등급 조정, 삼성중공업의 단기차입금 만기 연장까지 장·단기적으로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가 산적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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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특임석좌교수 연합뉴스
이동걸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특임석좌교수
연합뉴스
이 회장은 2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연합회 초청 조찬강연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는 국민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원칙”이라며 ”(대우조선 지원과 관련된) 경우의 수가 많으므로 많이 고민해서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4조 2000억원을 쏟아부으며 혈세 투입 논란을 야기한 만큼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조조정 업무에 정통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달 초 내놓기로 한 대우조선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경영평가) 발표가 늦어지는 만큼 혹시 결과가 안 좋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시장에서 제기된다”면서 “업황 자체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지만 그렇다고 지역경제, 고용, 발주처 손해배상 청구까지 감안하면 섣불리 포기할 수도 없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 여신의 건전성 분류 역시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문을 고려해 강등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신한·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은 이미 대우조선 대출금의 등급을 정상에서 떼일 위험이 있다고 보는 ‘요주의’로 조정했다. 그러나 ‘친구(다른 은행) 따라 강남 가기(등급 강등)’에는 국책은행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산은마저 등급을 낮췄다가 해외 시장에 알려지면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조선 수주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을 가정했을 경우 충당금까지 쌓으면서 동시에 지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등급을 낮추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돌아오는 삼성중공업 단기차입금 만기 연장도 고민거리다. 앞서 신한·KB국민은행은 최근 대출기간을 단축(1년→3개월)했다. 산은도 시설 및 운영자금 등 총 3개 대출로 6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그대로 계약을 유지할지 아니면 기간을 줄일지, 일부 회수하고 일부는 연장할지, 전액 상환요구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

B국책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그대로 연장하면) 다른 은행은 리크스 관리에 들어가는데 ‘산은만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면서 “반대로 기간을 줄이면 재연장 때마다 이사회 승인, 연장계약 등 절차가 번거로운 데다 ‘우산 뺏는다’는 소리가 나올까 봐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직원들 사기 저하도 걱정이다. 산은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감사원의 ‘국책은행의 비금융자회사(출자회사) 관리 실태’ 지적에 대한 사과와 조직 쇄신 방안 등을 발표한다. 산은 관계자는 “최근 산은의 위상이나 업무 등에 실망해 유학을 떠나거나 다른 금융사, 국제금융기관 등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이 적잖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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