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5년 만에… 기업가치 6조 5000억
3조 이상 실탄 확보… M&A 강화할 듯두 번째 국내 인터넷기업의 해외 상장
라인은 7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도쿄증권거래소, 7월 14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이름을 올린다. 상장 주간사는 노무라증권과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건이다.
라인은 신주 발행 방식으로 3500만주(일본 투자자 대상 1300만주, 일본 외 해외 투자자 대상 220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가는 주당 2800엔(약 3만 244원)으로 전체 공모 예상액은 1조 700억원 정도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인의 기업 가치를 6000억엔(약 6조 5000억원)으로 예상하며 올해 일본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라고 분석했다. 11일부터 투자 설명회를 열고 28일부터 수요 예측을 시작한다. 다음달 11일 공모가를 결정하고 12∼13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국내 인터넷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건 2011년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기업의 성장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네이버는 2000년 일본에 ‘네이버재팬’을 설립하고 2011년 6월 일본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내놓았다. 카카오의 ‘카카오톡’이 국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라인의 전략은 네이버의 색깔을 모두 지우고 백지상태에서 아시아 각국에 뛰어드는 것이었다. 라인은 일본과 대만, 태국 등에서 현지의 문화와 환경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 간편결제서비스 ‘라인페이’와 ‘라인게임’, ‘라인망가’, ‘라인TV’, ‘라인뮤직’ 등 콘텐츠 서비스, ‘라인바이토’, ‘라인맨’ 등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등을 각국에 내놓았다. 출시 5년 만에 라인의 누적 이용자 수는 10억명을 돌파했다.
일본과 대만, 태국에서는 인구 절반 이상이 라인으로 소통한다. 신중호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라인의 성공 비결을 “현지화를 넘어선 ‘문화화’”라고 말했다.
라인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라인은 최근 1년 사이 이용자 증가폭이 줄었고, 2014년 시장에서 예상했던 기업가치 1조엔(약 10조원)에서 지금은 6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라인은 확보한 자금으로 아시아 시장에서의 저변을 넓히고 북미 시장 진출을 노릴 것으로 점쳐진다. 네이버는 “라인이 독자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해 일본 및 글로벌 시장에서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6-06-11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