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난항

‘암초’ 만난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난항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6-02 22:52
업데이트 2016-06-0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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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처지 뒤바뀐 국적선사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국적선사 두 곳의 처지가 최근 두 달 만에 180도 바뀌었다. 구조조정 수술대에 먼저 오른 현대상선은 채권단이 내준 ‘숙제’를 하나씩 해치우면서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한진해운은 뒤늦게 채권단에 손을 벌리면서 용선료 협상 등 험난한 과정을 남겨 뒀다. 정부는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하면 새 해운동맹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보고 측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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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운동맹의 하나인 G6 소속 해외 선사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정례회의를 마친 뒤 지하 주차장으로 나오고 있다. 해운동맹 G6는 내년 3월이 지나면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로 개편되고, 현대상선은 오는 9월 회원사 최종 확정 전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세계 해운동맹의 하나인 G6 소속 해외 선사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정례회의를 마친 뒤 지하 주차장으로 나오고 있다. 해운동맹 G6는 내년 3월이 지나면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로 개편되고, 현대상선은 오는 9월 회원사 최종 확정 전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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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23곳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선주들이 “밀린 용선료부터 갚으라”며 한진해운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그리스 나비오스가 한진해운 소유의 선박을 사흘 동안 억류했다가 풀어준 것도 용선료 미납에 대한 시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용선주가 일부 겹쳐 협상이 한결 쉬울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는 사건이었다. 반면 현대상선은 22곳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한진해운이 새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용선료 협상부터 현대상선보다 두 배 많은 회사채(1조 5000억원) 채무 재조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해운동맹 자리를 현대상선에 내줄 수도 있다. 통상 해운동맹은 회원사가 법정관리 등 ‘디폴트’ 상태에 빠지거나 소유주가 바뀔 경우 탈퇴를 통보한다. 지난 4월 해운동맹 ‘G6’는 프랑스 선사 CMA CGM에 인수된 회원사 APL 측에 먼저 탈퇴를 요구했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게다가 디 얼라이언스는 아직까지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와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회원사의 손바뀜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면서 “현대상선의 편입과 더불어 한진해운에 대한 선사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과 디 얼라이언스 멤버와의 회동은 “선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6-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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