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백신 개발 머뭇거리는 세계 대형 제약업체들

지카 백신 개발 머뭇거리는 세계 대형 제약업체들

입력 2016-05-26 15:24
업데이트 2016-05-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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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년 내 많은 사람 자연면역돼 시장성 떨어질 가능성”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머크, 존슨앤드존슨(J&J) 등 세계적 대형 제약업체들이 지카 바이러스의 개발에 선뜻 뛰어들지 않고 있다.

2004년 에볼라가 유행하기 시작했을 땐 치열하게 백신 개발 선점 경쟁에 나선 대형 업체들이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서는 백신의 시장성이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26일 제약산업 전문매체 피어스닷컴 등에 따르면 GSK의 백신 개발 책임자 몬세프 슬라위는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 주민 다수에게 향후 5~10년 안에 자연 면역력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 덕에 바이러스감염 확산이 늦춰져 백신 대량 보급이 ‘덜 시급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임신부가 소두증 아이를 출산할 위험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벼운 증상만 앓고 지나가게 되며 특히 에볼라에 비해선 발병 위험도가 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지카 백신이 국제적 또는 국가적 대규모 접종용으로 지정되기보다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해당국 비축 품목으로 ‘지위’가 격하되고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리-폴 키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도 “적어도 당분간은 지카 백신이 ‘상업적 시장’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미 브라질, 콜롬비아 등 창궐지에서 새 환자 수가 줄고 있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처럼 미주대륙에서도 주민들에게 자연면역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로선 최상위급 제약업체 중 프랑스의 사노피만 지카 백신 개발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다.

사노피는 지난 20년 동안 뎅기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 경험 덕에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 시간도 단축, 내년엔 인체 임상시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바이러스는 모두 모기가 옮기며 같은 군에 속한다.

반면 머크, J&J, 화이자 등은 올해 초 지카 백신 개발과 관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는 했으나 본격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GSK의 경우는 아직 개발 착수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았으며, 착수하더라도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려면 10~15년 걸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볼라의 경우 수십년간 관련 연구결과들이 축적된 덕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임상시험 후보물질을 선정하고 개발을 본격화할 수 있었던 반면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선 선행 연구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백신 등의 개발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올해 가을 임상시험을 목표로 후보물질 연구를 진행 중이며 민간기업인 이노비오파머는 원숭이에 대한 백신 실험에서 긍정적 결과들을 얻었다며 올해 중에 인체 임상시험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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