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도 구조조정 한계…자본시장의 예방적 역할 중요”

“은행주도 구조조정 한계…자본시장의 예방적 역할 중요”

입력 2016-05-23 10:54
업데이트 2016-05-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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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센터 심포지엄…“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필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증권이 거래되는 자본시장이 구조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3일 오후 한국금융연구센터가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하는 구조조정 관련 심포지엄을 앞두고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자본시장이 잘 작동했다면 많은 대기업이 동시다발적으로 부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빈 교수는 “자본시장은 상시적이고 예방적인 기업 구조조정의 기제”라며 “이해관계자들 간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견제와 균형의 역학에 따라 기업은 실시간으로 비효율을 걷어내고 기업 최상의 가치를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에서 채권, 주식 등의 가격에 의한 자원 배분이 부실한 기업이 재무, 인력 등에서 구조조정을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은행이 중심적 역할을 하는 한국 경제에서 자본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은 한계가 크다고 빈 교수는 지적했다.

지난해 은행의 산업대출은 약 900조원으로 회사채(약 180조원)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빈 교수는 “자본시장 구조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주권을 강화하는 법제와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경영진을 견제함으로써 기업의 부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 주도의 구조조정과 자본시장에 기반을 둔 구조조정은 서로 보완적 관계라며 은행 및 법원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에서도 신규 자본이 필요하면 자본시장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책은행 중심의 사후적 구조조정은 이해관계자의 고통과 희생이 따르고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요하지만, 자본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은 기업 가치를 높이는 미래지향적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나종선 기업구조조정본부장은 발표문에서 외환위기 이후 채권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은 채권단 내 의견에 따른 의사결정의 어려움 등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중심으로 구조조정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관리 회사인 유암코는 채권단의 채권을 한곳으로 모으고 구조조정펀드에서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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