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블로그]“이럴거면 협회 부회장 왜 없앴나요? 생·손보협 전무에 낙하산 내정설

경제블로그]“이럴거면 협회 부회장 왜 없앴나요? 생·손보협 전무에 낙하산 내정설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6-03-22 19:06
업데이트 2016-03-2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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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협회 고위임원 인사가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의 ‘관피아’(관료+마피아) 엄단 의지에 따라 금융 관련 협회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출신들로 채워온 부회장 자리를 없앴습니다. ‘낙하산’들이 갈만한 자리를 아예 없애는 대신 전무 자리를 만들어 내부 출신이나 업계 전무가를 앉히겠다는 의도였지요. 하지만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전무 자리가 1년 넘게 공석이 되면서 당국이 ‘미련을 못버렸다’는 등 이런저런 뒷말이 무성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생보협 전무에 금융위 과장인 S씨(3급)씨가, 손보협 전무에는 금감원 국장 출신의 또 다른 S씨가 내정됐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로 한 자리씩 ‘밀어주기로 했다’는 얘기까지 나돕니다. 금감원 고위 임원인 K씨가 협회 임원을 불러 “(전무 인사와 관련해) 언론플레이 하지 마라”며 입단속을 했다고도 하네요.

보험협회행이 나도는 두 사람은 공교롭게 모두 현직에 있을 때 보험 관련 업무를 맡았습니다. 손보협 전무설이 나도는 S 전 국장은 보험감독원 출신입니다. 생보협행이 거론되는 S 과장도 과거 보험 업무를 다뤘습니다. 따라서 S 과장이 옮겨가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S 전 국장은 재취업 제한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강화된 공직자윤리법 개정 이전에 그만둔 데다 이미 퇴직한지 2년도 지나 심사는 받지 않아도 됩니다.

금융 당국은 펄쩍 뜁니다. “협회 인사는 협회가 알아서 할 것”이라는 거지요.

협회는 “지난 1년 동안 인사가 꽉 막혀 있었는데 결국 결론은 낙하산이냐”며 허탈해 합니다. 한쪽에서는 “어차피 (낙하산이) 올 거면 (금융을 잘 모르는 정치인 출신의) 정피아보다는 관피아가 낫다”는 자조도 나옵니다.

예나지금이나 관피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팽팽하게 엇갈립니다. 전문성과 노하우를 무조건 배제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반론이지요. 하지만 금융 당국 스스로 낙하산 고리를 끊겠다며 비워뒀던 자리를 슬그머니 ‘제 식구’로 채운다면 수긍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또 당국의 권위는 어떻게 될까요. 소문이 틀리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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