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나아서, 남 눈 때문에’ ADHD 치료중단 마세요”

“‘좀 나아서, 남 눈 때문에’ ADHD 치료중단 마세요”

입력 2016-03-15 13:09
업데이트 2016-03-1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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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치료중단 후 악화…절반 이상 다시 병원 찾아

국내 6∼18세 아동의 약 6.5%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병원에서 치료받는 경우는 10% 안팎에 불과하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조사 결과 그나마 치료받던 ADHD 청소년 환자의 절반 정도는 치료를 중간에 그만둔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치료 중단 환자 절반 이상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해 병원을 다시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1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보호자의 자의적 치료 중단 결정은 자칫 병을 더 키울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조언에 바탕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권고했다.

학회는 ADHD 환자 700명의 진료 기록, 환자 부모 5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등을 분석했다.

진료 기록 분석에선 약물 처방을 받은 환자 가운데 54%는 약물치료를 중단한 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부모 대상 설문에선 약 40%가 전문의 의견을 듣지 않고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의 65명 대상 설문조사에선 환자 10명 중 7명은 치료를 중단했다가 다시 정신과를 찾는다고 응답했다.

부모들은 증상이 나아졌다고 스스로 판단해서(34%), 사회적 시선 때문에(18%), 아이가 병원 가기를 거부해서(14%) 등을 치료 중단의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은 대부분 1년 내, 평균 7개월 이내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치료 중단 후 증상이 악화했기 때문인 경우(43%)가 가장 많았다. 학교 선생님의 치료 권유(24%)도 치료 중단 후 다시 병원을 찾은 이유로 꼽혔다.

ADHD는 아동기에 나타나는 신경발달 질환의 일종이다.

성인이 될 때까지 꾸준하게 관찰하고 적절하게 약물·행동치료를 받지 않으면 악화할 수 있다. 심하면 폭력적 행동 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전문의들은 의학적 근거에 따라 ADHD를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부모들은 약물의 부작용 우려나 주변의 시선 등을 이유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소희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 이사는 “ADHD 환자들은 치료받을 때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환자들이 약물치료를 중단했다가 다시 복용하기를 반복하면 질환 치료가 어렵고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소아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정신과 질환에 대한 대중의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는 ‘ADHD 캠페인’의 하나로 4월 5일을 제1회 ADHD의 날로 제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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