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 ‘드라기 퍼주기’에도 시큰둥

글로벌증시 ‘드라기 퍼주기’에도 시큰둥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6-03-11 17:31
수정 2016-03-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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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추가부양책보다 미 경기회복에 촉각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현지시간) ‘드라기 퍼주기’로 불릴 만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유럽의 추가 부양책이 한계를 보이면서 미국의 금리 향방과 경기 회복 속도에 주목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유로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유로당 16.3원 오른 1333.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 유로화가 각국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인 영향이 국내에서도 되풀이됐다.

전날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환율은 ECB의 부양책 발표 후 유로당 1.0821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30여분 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긋자 최고 1.1217달러까지 치솟았다. 단 몇 시간 만에 환율이 3.5%가량 요동친 것이다.

ECB는 현행 연 0.05%인 기준금리를 0.00%로 낮추며 사상 첫 ‘제로금리’를 선언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월 매입 한도는 현행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로 늘렸다. 또 대출 촉진을 위해 4년 만기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오는 6월부터 2차로 가동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장은 “금리를 더 인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드라기 총재의 입에 더 주목했다.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며 유로화는 강세로 돌아섰고 유럽 증시에 타격을 입혔다. 3% 가까이 상승하던 독일 DAX지수는 2.31%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영국 FTSE100지수도 1.78% 내렸다.

이날 코스피는 2.08포인트(0.11%) 오른 1971.41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의 상승 폭도 0.50%로 제한됐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대대적인 금융완화 조치에도 유로화 약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오는 15~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지난해 언급했던 것보다) 완화된 금리 방향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태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로존과 일본은 이미 양적완화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 정책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최근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지표를 발표한 미국 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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