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세계 첫 개발

국내 연구팀,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세계 첫 개발

입력 2014-10-30 18:00
업데이트 2014-10-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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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유전자(DNA) 치료백신으로 자궁경부암 전단계인 ‘자궁경부전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의료계에서는 그동안 수술로만 완치할 수 있었던 자궁경부전암을 간단한 주사로 치료하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팀과 제일병원 김태진 교수팀은 자궁경부전암 후기 환자 9명에게 DNA치료백신(GX-188E)을 투여하는 임상1상 시험을 한 결과, 7명(78%)에서 바이러스가 없어지고 자궁경부전암이 완치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70%가 넘는 유효성을 가진 자궁경부전암 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 바이오신약장기사업과 보건복지부 첨단의료기술개발 사업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논문은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날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암 2위인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전암 단계를 거쳐 발병하는데,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원인이다. 자궁경부암은 그 원인인 HP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 나와있지만,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에게는 효과가 없어서 치료제 개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컸다.

자궁경부전암의 유일한 치료법은 자궁경부 병소를 제거하는 원추절제수술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수술은 조산, 유산, 불임, 출혈, 감염 등의 합병증 위험에다 수술을 통해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할 우려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보면 HPV에 감염된 여성이 전 세계적으로 약 3억명에 달하며, 이중 전암 상태로 진행된 환자가 약 3천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전자 치료 백신은 어깨에 근육 주사를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우리 몸에 들어간 백신은 HPV에 특이적인 킬러 T세포를 만들어 내고, 이 T세포는 감염된 부위로 이동해 정상 세포와 감염된 세포를 가려내 감염된 세포만을 죽이게 된다. 또 죽은 세포의 자리에는 정상적인 세포가 분열함으로써 해당 부위는 다시 건강한 자궁경부가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성영철 교수는 “대부분의 자궁경부전암 환자들은 20~35세로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임신율 및 출산율을 높일 수 있어 자궁경부전암 치료 백신을 하루빨리 상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치료백신은 자궁경부암 외에도 HPV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구강암, 항문암, 외음부암 등 여러 종류의 암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신약으로 개발되면 5조원에 달하는 자궁경부전암 및 HPV 연관 암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성 교수는 전망했다.

현재 가톨릭의대 산부인과 박종섭 교수팀의 주도로 서울성모병원과 제일병원, 고대 구로병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등에서 72명의 자궁경부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백신을 주사하는 임상 2상시험에 들어갔다. 연구팀은 2015년에는 유럽 및 미국에서도 임상 2상 시험을 할 계획이다.

박종섭 교수는 “임상1상 결과만 보면 이번 치료백신의 효과는 고무적”이라며 “임상2상에서도 치료효과가 입증된다면 세계적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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